“디지털성범죄 정보로 매일 매일 지옥보다 더한 고통을 받고 계시는 피해자분들께 면목이 없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구성이 두 달 넘게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방심위 사무처가 정치권에 조속한 위원 위촉과 임기 관련 규정 보완 개정을 촉구했다. 민경중 방심위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장급 간부들은 3월31일 온라인으로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원 위촉 지연으로 인한 심의 공백이 석 달 이상 지속될 경우 매우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심위에 따르면 1월29일 4기 방심위 임기가 종료된 이후 처리되지 못하고 대기 중인 민원은 방송 6800여건, 통신 약 7만여건이다. 방송 2회 만에 폐지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관련 민원만 해도 5000건이 넘는다. 또한, 수사기관 등 관계기관에서 차단 협조를 요청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사회 혼란 야기 정보도 130여건에 달한다. 디지털성범죄정보 역시 2000여건을 자율규제로 삭제했으나,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정보 등 심의가 필요한 3300여건은 처리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심의 안건이 계속 누적됨에 따라 당장 5기 방심위가 구성되더라도 심의, 의결, 처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4기 방심위 역시 7개월 늦게 출범하면서 수많은 안건을 지각 처리해야 했다. 민경중 사무총장은 “당시 밀린 안건을 처리하는 데 6개월 정도 소요된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방송심의의 경우 방송이 종료되고 1년 반 이상 지나서야 제재를 함으로써 실효적 제재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의 5기 방심위 인선 작업은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서로 ‘상대 탓’만 하며 위원 추천을 미루고 있고, 청와대 역시 마찬가지다. 민경중 사무총장은 지난 2월15일 방심위원 추천권을 가진 박병석 국회의장과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과방위 여야 간사에게 조속한 위원회 구성을 요청하는 친전을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민 사무총장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심의 공백을 방지하고 방송‧통신의 공공성‧건전성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하여, 현행 방통위 설치법상의 임기 관련 규정이 후임자 선임 시까지 전(前) 위원이 심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보완‧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