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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는 '대선'… 토론은 솔직·진지

지상중계-대한매일 편집국장 후보 합동 토론회

박주선 기자  2002.10.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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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제호환원·대주주 물색 튀는 주장도



"주요 출입처 미흡" 공격에 "음지 거쳤냐" 반박



"상대후보 상처" 우려 질문 포기에 선관위 제재







“제가 편집국장이 된다면(…)” “선거혁명을 만듭시다” “저야말로 적임자입니다"

편집국장 선출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대한매일 편집국은 선거 열기로 달아올랐다. 2기 편집국장 선거에 입후보한 다섯 후보 모두에게 ‘토론회' 자리는 한표를 호소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지난 2000년 10월 편집국장을 직접 뽑은 대한매일 기자들에게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었겠지만 ‘유권자'들의 시선은 진지했다. 한편 22일 실시된 투표 결과, 김영만 후보가 과반수 득표를 기록해 신임 국장으로 당선됐다.

△정견 발표

후보들은 거듭 자신이야말로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낮은 인지도 극복을 위해 서울신문으로 제호 환원을 추진하겠다(김학균)” “지면 개선만이 살길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열매맺도록 하겠다(신연숙)” “좋은 신문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기자들의 자존심을 되살리겠다(김명서)” “구태를 걷어 내겠다. 지면, 국 운영을 투명화하고 국장 뒤에 인의 장막을 만들지 않겠다(염주영)” “어떤 정권도 일정하게 비판하는 야당지가 되겠다. 회사 자체 자금이 부족하면 증자를 할 대주주를 찾겠다(김영만)"

△후보자간 토론회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제도. 후보들은 질문 30초, 응답 1분의 시간을 대체로 잘 지키면서 서로를 공격했다. 먼저 김영만 후보가 염주영 후보에게 “기자생활 대부분을 경제부에서 지내 경력이 깊이 있되 단조롭다"고 공격하자 염 후보는 “만 20년 경력 중 앞의 10년은 국제부 사회부 정치부에서 보냈었다"고 받아쳤다. 홍일점으로 출마한 신연숙 후보에게는 “폭탄주 문화가 기자생활에 필요악인데 죄악시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신 후보는 “나만의 비법으로 폭탄주를 열잔까지도 마실 수 있다"면서 “다만 강압적인 폭탄주 문화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응수.

염주영 후보는 ‘○○○ 후보' 대신 선배라는 호칭을 붙이면서 경쟁 후보에게 공세를 폈다. 김영만 후보에게는 “김 선배가 당선되면 선거 후유증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편집국을 떠나 있어 편집국의 세밀한 사정에는 어두울 것"이라고, 김명서 후보에게는 “호방하고 포용력 있다는 평가가 많지만 ‘취중신문'을 걱정하는 사람들도있다"고 질의했다. 질문을 받은 후보들 역시 “파벌이란 일하지 않고 권익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만든다. 나는 일하는 사람이다. 밖에서 보면 숲을 볼 수 있다", “술을 즐기는 건 사실이지만 사회부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요즘엔 주량도 줄고, 몸 생각도 하려 한다"고 여유있게 맞대응했다.

신연숙 후보는 주로 여기자 처우 문제, 남성 위주의 음주문화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김학균 후보는 “후배들은 이후에라도 국장을 할 인재들인데 인격에 흠집이 간다면 회사와 편집국에 손실"이라며 질문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으나 선관위가 불허해 질문을 하기도 했다.

후보간 신경전도 간간이 펼쳐졌다. 김영만 후보가 김명서 후보에게 “정치 사회 등 주요 출입처를 거쳤는데 특종을 몇번 했는지 기억하느냐"고 묻자 김명서 후보는 “기자 생활을 주로 양지에서 보냈는데 음지라고 생각한 자리를 말해 달라"고 역공격.

△공통질의

후보자간 토론회 도중 질문함에 모은 유권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간추린 5가지 질의는 △전문기자제 △지향하는 신문 색깔 △독자확보 및 수익 목표치 △자신의 단점 △팀 통폐합 등이었다. 신문 색깔과 관련, 김영만 후보는 “현재 우리 논조는 (다소 진보적인) 4 정도"라며 5.5를 바람직한 지점이라고 제시했다. 김명서 후보는 “현 좌표는 4점으로 다소 진보적"이라며 “국장이 되면 이 지점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김학균 후보는 “4.5∼5.5 사이에서 운영을 하겠다"고, 염주영 후보와 신연숙 후보는 수치 제시 대신 “메이저 신문과 다른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겠다", “진보에 서야 한다"고 각각 대답했다.

단점을 묻는 질문에서도 비교적 솔직한 답변이 이어졌다. “광고국장을 지내면서 구설수에 올랐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김영만)” “차고 딱딱한 사람으로 비치는 것을 선후배들과 얘기하면서 알았다(염주영)” “노할 줄 모른다는 얘기를 듣는다(김명서)” “숨길 줄 모르고 거짓말을 못한다(신연숙)” “어느 후배가 무섭다는 얘기를 했다(김학균)"

토론회에 참석한 한 기자는 “토론회 참여도가 높았고, 후보자간 토론회가 자칫 상호비방으로 흐르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차분히 잘 진행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