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SBS 조건부 재허가… '방송 사적이용 금지·투자 이행' 등 대주주 책임 명시

방통위, 콘텐츠 수익배분 구조도 공정·합리적 개선하라 지시

김고은 기자  2020.12.23 13:35:43

기사프린트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21개 지상파방송사 162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를 심의·의결했다. 앞서 재허가 심사에서 기준점수(650점) 이상을 획득한 KBS 1TV, MBC, EBS 등 160개 방송국에 대해 유효기간 3~4년의 재허가를 부여하고, 기준점수에 못 미친 KBS2TV와 SBS TV에 대해선 각각 공공성·공익성 제고와 방송의 사적 이용 금지 등의 조건을 달아 3년 조건부 재허가를 의결했다.



특히 재허가 심사를 앞두고 지배구조개편을 겪은 SBS에 대해서는 대주주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조건들이 여럿 포함됐다. 방통위는 대주주의 투자 의무를 재허가 조건에 명시하고, 그동안 ‘터널링(Tunneling)’ 방식을 통해 SBS 수익을 부당하게 외부로 유출했던 콘텐츠 수익배분 구조 역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하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4일 열린 SBS 재허가 청문 심사에서도 청문 주재자들은 “방송 분야에서 창출된 이윤이 그룹 내 방송 분야로 환원되고 지속해서 재투자돼 방송이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종사자 대표와의 성실 협의 의무도 강조했다. 방통위는 줄곧 SBS 재허가 조건으로 부가돼 온 세전 이익 15%의 사회 환원 방식부터 SBS 콘텐츠 거래 가격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콘텐츠 투자 등 미래발전계획을 결정하는 모든 과정에서 SBS 종사자 대표, 즉 노조와 협의하도록 했다. 또한, 지배구조개편 관련 사항도 협의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SBS의 실질적 대주주가 태영건설에서 TY홀딩스로 바뀜에 따라 공정거래법 위반 상태 해소 등을 위해 자회사 정리 등 추가적인 지배구조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이와 관련해 방통위는 SBS 노사, SBS미디어홀딩스, TY홀딩스 등 4자가 성실히 협의해 계획을 마련하라고 했다.


SBS에 엄격한 재허가 조건 부가를 요구해왔던 언론·시민단체 방송독립시민행동은 18일 성명을 내고 “공공성과 공익성이 우선돼야 할 방송을 대주주가 사익추구 수단으로 전락시키지 않도록 견제와 감시 장치가 마련됐으며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생존의 위기에 처한 지상파 민영방송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초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천박한 자본의 행태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방통위의 의지가 이후 재허가 조건을 이행하는 과정까지 관철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윤석민 회장”이라며 “더이상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고 미룰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SBS 노조도 대주주의 투자 의무, SBS 수익 유출 문제 등이 재허가 조건에 언급된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다고 평가하며 이젠 윤석민 회장이 화답하는 조치들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은 “SBS에서 유출된 자산과 기능을 SBS로 다시 되돌리고 완벽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논의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SBS 미래발전 관련해서도 노사와 대주주가 참여하는 공동위원회를 만들어 논의 결과를 합의로 채택하고 대주주는 이 합의가 반드시 이행되도록 보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