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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 SBS 사유화 말라" 방통위, SBS에 '조건부 재허가'

소유·경영분리 실현 등 조건 달아…전체 지상파에 비정규직 처우 개선방안 마련 조건도

김고은 기자  2020.12.18 16: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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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가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21개 지상파방송사 162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를 심의, 의결했다. (방통위) 방송통신위원회가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21개 지상파방송사 162개 방송국(TV와 라디오 분리)에 대한 재허가를 심의·의결했다. 앞서 재허가 심사에서 기준점수(650점) 이상을 획득한 KBS 1TV, MBC, EBS 등 160개 방송국에 대해 유효기간 3~4년의 재허가를 부여하고 기준점수에 미달한 KBS2TV와 SBS TV에 대해선 각각 공공성·공익성 제고와 소유·경영분리 실현 등의 조건을 달아 3년 조건부 재허가를 의결했다.

KBS2와 SBS가 조건부 재허가를 받긴 했지만, 기준점수를 충족한 타 방송사보다 특별히 까다로운 조건이 포함되진 않았다. 다만 재허가 심사과정에서 KBS2가 예능·오락 중심의 편성을 하면서 공영방송으로서 공적책무 이행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콘텐츠 차별성 확보와 채널 정체성 확립을 위한 개선계획을 방통위에 제출하라는 조건이 부가됐다.

SBS 재허가 조건은 지난 6월 SBS미디어홀딩스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당시 부가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SBS 노조 등이 요구해온 대주주의 투자 이행, 계열사와의 SBS 콘텐츠 수익배분 합리화, 독립적인 사외이사 복수 위촉 등 일부가 재허가 조건에 반영됐다.


방통위는 SBS 지주회사와 그 계열사 간 이전거래 가격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전담기구에 종사자 대표를 포함하도록 하고, SBS 최다액출자자의 투자 등 기여 방안을 담은 미래발전계획 역시 SBS 종사자 대표와 협의해 마련하라고 했다. 또한, 향후 지배구조 개편 시 SBS의 재무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자회사 개편계획 등을 SBS 노사와 SBS미디어홀딩스, TY홀딩스 등 4자가 성실히 협의해 그 결과를 내년 4월까지 방통위에 제출하도록 했다.

대주주가 보도와 방송을 사유화해선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방통위는 TY홀딩스 지배주주, TY홀딩스 및 그 계열사에 유리한 보도나 홍보성 기사 등을 통해 방송이 사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라며 관련 보도나 방송, 협찬, 광고 등의 사항을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에서 평가받고 그 평가 결과를 매년 4월 말까지 방통위에 제출할 것을 조건으로 부가했다. 


앞서 지난 17일 뉴스타파는 태영그룹이 사업 홍보와 로비를 위해 SBS 기자와 예능프로그램까지 동원한 의혹을 보도했다. 이전에도 태영건설의 광명역 역세권 개발사업 홍보를 위해 SBS 보도와 예능·시사프로그램 등이 전방위 동원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방통위는 다른 지역민방들에 대해서도 최대주주 관련 보도와 관련 프로그램 방송현황을 반기마다 제출하도록 했다.

한편 방통위는 재허가 대상 방송사업자 전체를 대상으로 비정규직 인력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 개선방안을 마련해 이행하라는 공통 조건을 부가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은 계약직, 파견직,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인력 현황 및 근로실태를 파악해 매년 4월 말까지 방통위에 제출해야 한다.

아나운서 성차별 채용으로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시정 권고까지 받은 대전MBC에 대해서는 아나운서 채용 현황을 매년 4월 방통위에 제출하고, 성차별 채용 개선방안을 마련해 내년 6월까지 제출하고 매년 이행실적을 보고하라는 조건이 추가됐다.

재허가 공통 권고 사항으로는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제고 및 취재보도 윤리 위반 방지 등을 위한 윤리강령 등을 미디어환경 변화에 따라 정비하고 내실 있게 운영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창룡 상임위원은 “선언적인데 그치지 않고 재허가 조건처럼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면서 “우리 언론의 신뢰도가 최하위인 것에 대해 규제기관인 방통위도 책임을 통감한다. 방송사는 자율적으로 만든 윤리강령과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잘 준수해야 하고, 방통위 역시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고 향후 방송평가에서도 무겁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