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기자 2020.12.17 15:24:54

“포스코는 포항에서 비판할 수 없는 성역이 아니며, 환경, 노동, 안전과 관련해 법적 의무를 다하고 언론의 상시적인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할 포항의 한 구성원이다.”
포항MBC가 16일 뉴스데스크에서 밝힌 입장문의 한 대목이다. 포항MBC는 이날 뉴스데스크를 통해 지난 10일 자사가 방송한 특집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와 관련해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의 주장을 전하며 이를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포항MBC는 “노조가 특정 방송사의 다큐를 문제 삼아, 50만 포항시민과 포항시를 볼모로 협박하는 행태는 납득할 수 없다”며 “포스코가 지닌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해 50만 포항시민과 포항시는 물론, 언론사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포항MBC는 지난 10일 포스코 직업병 피해자, 유가족 등을 만나 직업병 피해의 심각성과 지역 주민의 환경 피해, 포스코의 은폐 및 방임 정황을 심층 취재한 특집 다큐 ‘그 쇳물 쓰지 마라’를 방영했다.
'그 쇳물 쓰지 마라' 다큐 방영 다음 날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객관적 사실보다는 왜곡, 악마의 편집 보도를 함으로써 철강노동자의 자긍심을 상실케 했다”며 포항MBC 사장과 프로그램에 제작진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포스코 노조는 “회사가 지역사회 투자에 계획하고 있는 사업 및 검토 중인 사업에 대해 전면 보류를 요청하고 지역사회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며 "포스코가 지역사회를 위해 실시해 오던 봉사활동, 기부활동 등 일체의 사회공헌 활동을 중단토록 하고, 직원들의 중식, 간담회 등 지역사회 소비활동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포항 인구 유입을 위해 본사에서 포항으로 이주한 직원과 타 지역에 대학을 다니는 자녀들에 대한 주소지를 단계적으로 이전, 인구 50만 이하의 포항시가 가져올 변화를 뼈저리게 느끼도록 해 언론의 엄중한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며 “포항MBC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살기를 거부한다면 포스코노동조합은 시민들과 함께 지역에서 퇴출하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노조의 왜곡, 편파 보도 주장에 대해 포항MBC는 “이번 다큐를 통해 포스코 철강 노동자들이 힘겹게 일궈온 50년의 성과와 명예를 폄하하거나 비하할 의도나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수십년간 묻혀 온 철강 노동자들의 직업병 실체를 드러내고 누구든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노동자를 위한 방송”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스코는 포항시민과 포항시의 희생과 사랑, 협조를 바탕으로 지난 50년간 성장해 왔다. 지역사회 투자와 사회 공헌 활동은 포스코가 해야 할 당연한 의무이자 책무이지, 포스코가 포항시민들에게 베풀거나 언제든 철회할 수 있는 시혜가 아니”라며 “포스코가 지닌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해 50만 포항시민과 포항시는 물론, 언론사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지난 11일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원들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직원의 산재 사망사고 현장 조사에서 포항MBC 취재진의 취재를 방해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포항MBC는 이날 <포스코 산재 현장 조사‥.언론사 취재 막아> 보도에서 “지난 9일 포항제철소에서 숨진 60대 하청업체 직원의 산재 사고와 관련해 현장 조사가 실시됐다. 유가족 요청으로 언론사 동행 취재를 하려 했지만 한국노총 노조원들이 취재진을 막으면서 큰 충돌이 벌어졌고 몸싸움 과정에서 취재 기자가 넘어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며 “격한 몸싸움이 1시간 넘게 이어졌고 취재진은 결국 출입을 제지당했다. 포스코 사측도 아닌 노동자를 대변해야 할 노동조합이 왜 언론사의 정당한 취재를 가로 막았는지 포스코 한국노총 노조원들이 오늘 보여준 행태는 실망을 넘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16일 한국기자협회와 한국방송기자연합회는 <정당한 산재 사고 취재 막은 포스코 노동조합'은 사과하라!> 제목의 성명에서 “언론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기사를 전했다는 이유로 취재를 방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두 단체는 "집단적인 물리력을 행사해 정당한 취재를 방해한 행위는 민주주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 노동조합은 정중한 사과와 함께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약속해야 한다. 포스코 사측 역시 소속 직원이 완력을 행사해 취재를 방해하고 회사 임원들이 노조의 물리력 행사를 방치한 경위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