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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3단체, 법무부에 '상법 개정안' 관련 의견서 제출

"폐기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강아영 기자  2020.11.09 13: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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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등 언론 3단체가 ‘집단소송법 제정안’ 및 ‘상법 개정안’과 관련, 법안을 폐기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9일 법무부에 제출했다. 헌법이 보장한 언론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선 언론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상법에 의한 제한은 불가하다는 게 의견서의 주된 내용이다.


앞서 법무부는 상인이 고의 또는 중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상인은 손해의 5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할 책임을 규정했는데, 이 상인의 개념에 언론사도 포함돼 논란이 됐다.



◇ 징벌적 손배제, 모호한 기준에 과잉규제



의견서에 따르면 언론 3단체는 이번 제·개정안이 △‘고의 또는 중과실’ 등 모호한 기준을 징벌적 손배제의 요건으로 하고 있어 법률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며 △언론에 대한 이중 처벌·과잉규제에 해당하고,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언론 3단체는 “언론사의 취재 보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오보와 의도적·악의적인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는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 개정안은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 언론보도와 관련해 무엇이 고의이고, 중과실인지 기준도 모호해 자의적인 법 해석과 집행이 가능하다”며 “게다가 우리 법제는 형법·민법·공직선거법 등 언론보도 피해에 대해 중층적인 피해구제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징벌적 손배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중처벌이며 과잉규제”라고 지적했다.



◇ 언론 및 표현의 자유 특수성 고려 않은 부적절한 입법




언론 3단체는 또 이번 제·개정안이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언론과 표현의 자유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입법이라고 밝혔다. 언론 3단체는 “언론에 대한 규제는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언론의 위축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가짜뉴스’를 규제한다는 명목 하에 가짜뉴스가 아닌 오보에 대해서도 징벌적 손배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근거로 악용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개정안 제66조의 2의 제5항에 따르면 개정 상법은 다른 법률에 우선해 적용되며, 이러한 우선 적용 조항에 따라 언론과 표현의 자유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언론 고유의 손해배상책임 규정은 적용할 수 없게 된다”며 “이는 상법 제정의 기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입법으로 부적절하다. 게다가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입법은 2004년과 2012년 두 차례 추진됐으나 우리나라 법체계와 충돌하고 언론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폐기된 바 있어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규제보단 제도적 지원해야



언론 3단체는 그러면서 언론의 사회적 책무 강화와 자율적인 팩트체크 기능이 원활하게 수행될 때 ‘가짜뉴스’ 근절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정부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언론단체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윤리 강령 개정과 개별 신문사별로 진행되는 취재보도 준칙 신설·개정 등 사회적 책무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언론 3단체는 “언론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는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인 지원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이러한 정책이 ‘가짜뉴스’ 예방에 더욱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