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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사업자 승인한 방통위도 책임, 심판자 행세 말라"

방통위, 종편 부실감독 비판때마다
강제조사 권한 없다며 책임 회피

김고은 기자  2020.11.04 14: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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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MBN의 차명주주 의혹과 금융감독원 조사 사실이 보도됐을 때 언론계 일각에선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2014년 10월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 등이 ‘종편승인검증TF’를 구성해 종편 승인 심사 검증결과를 발표했는데, 그때 이미 MBN의 차명 거래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이에 대해 “근거 없다”고 일축했지만, 당시 보고서는 MBN의 주주 구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8년 금감원 조사를 시작으로 2019년 금융위원회 처분 등을 거쳐서야 지난달 방통위의 행정처분 결정이 내려졌다. 방통위는 “정부를 기망한 행위”라며 방송법 제105조 위반과 형법 제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로 MBN 대표자를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초유의 방송중단 사태를 초래하게 된 데 대한 유감 표명은 없었다. 김현 부위원장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국민에게 죄송스러운 결정을 하게 되어 송구하다”고 했을 뿐이다. 언론연대가 “방통위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무자격 사업자를 승인하고, 차명투자 의혹을 무시해온 방통위가 심판자 행세를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은 이유다. 언론연대는 “방통위원장은 부실한 심사와 감독으로 방송 정지 사태를 초래한 데에 시청자와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그동안 종편 부실 심사 및 감독 비판이 제기되면 “강제 조사 권한이 없다”며 책임을 피해왔다. 김현 부위원장도 “수사권이나 조사권이 없다”고 강조하며 “귀책사유는 MBN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앞으로 허가·승인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히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지만, 이번 행정처분 결정으로 방통위 스스로가 법과 원칙을 ‘형해화’ 했다는 지적이 방통위 안에서도 나왔다. 방통위 측은 방송법과 시행령이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며 향후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