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을 떠난 중앙일보 기자들이 새 보금자리가 자리한 서울 상암동 적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창간 이래 55년 간 터전이던 지역을 떠나며 모든 게 낯설어졌기 때문이다. 시설은 좋아졌지만 접근성이 나빠졌다는 말이 가장 많다.
지난 8~9일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빌딩으로 이사를 간 중앙일보 기자들은 새 사옥의 개선된 업무 환경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자들이 모인 편집국과 논설위원실 등 신문 제작 파트는 9~10층에, 뉴스룸 등 디지털 파트는 12~13층에 위치한다. 엘리베이터가 불편하고 화장실이 부족하다는 불만은 있지만 시설 전반의 업그레이드엔 흡족해 한다. 다만 아직은 낯선 분위기다.
중앙일보 A 기자는 “책상과 의자도 다 바뀌었고 인테리어도 쾌적하다. 하드웨어가 훨씬 좋아지면서 일단 건물까지 가기만 하면 아쉬울 게 없다”면서도 “신문물이고 좋은데 내겐 익숙지 않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B 기자는 “밥 먹는 게 일이지 않나. 동네 맛집이 어딘지 전혀 몰라 JTBC 간부나 내근 기자들을 따라다니고 있다”면서 “짬짬이 동네 구경도 한다”고 했다.
도심 중심부나 출입처와 멀어진 거리는 고민스럽다. 상암 신사옥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도보로 20분 이상 걸린다. 통근시간 셔틀버스를 운영하지만 취재원과의 만남 등이 예전보다 어려워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C 기자는 “내근자는 점심 약속잡기가 쉽지 않다. 일단 들어오면 나가기가 어렵다”며 “관공서 대부분이 광화문에 있는데 멀어진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신사옥엔 외근기자들이 사전 예약을 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이 마련됐지만 이에 서소문 J빌딩의 ‘아웃포스트(Outpost)’에서 일하는 기자들도 상당하다. D 기자는 “현장 기자 중에선 출입처나 아웃포스트에서 일하며 상암 사옥에 안 가본 사람도 많다. 현장 다니기엔 서소문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옛 터전과 새 보금자리 사이에서 아쉬움과 기대는 교차한다.
최훈 편집인은 지난 8일자 사보에서 “마치 오래된 애인과 헤어지는 느낌”이라며 “55년간 비바람을 막아주고 잘 보살펴준 서소문 사옥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후연 중앙일보 기자는 이날 사보에서 “상암이 조금 더 젊은 느낌이 난다. 활기찬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든다”고 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