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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보 발송 업무 45년' 박순자씨

"건강 허락할 때까지 계속 할 것"

김고은 기자  2020.10.07 15: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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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박순자<가운데>씨가 기자협회보 발송 업무를 해온 세월이다. 기자협회보가 인쇄되어 나오는 아침, 기자협회 사무실에 나와 전국의 회원사와 독자들에게 보내질 신문을 봉투에 담고 띠지를 두르는 작업을 45년 넘게 해왔다. 기자협회보를 가장 먼저 받아보는 ‘첫 독자’이자 창간 56년이 된 기자협회보 역사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그야말로 ‘산증인’인 셈이다.


박씨가 처음 발송 업무를 하기 시작한 건 스물여덟의 나이였다. 대한약사회가 발행하는 약사공론을 시작으로 중소기업중앙회 등에서 일하다 출입 기자의 소개로 기자협회보와 연을 맺었다. 기자협회보 ‘1호 기자’이자 편집실장을 역임한 정진석 한국외대 명예교수가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고, 기자협회를 거쳐 간 수십 명의 회장 이름과 얼굴도 전부는 아니지만 기억한다.


기자협회보가 강제 폐간되어 일이 없을 때를 제외하면, 45년간 기자협회보 일은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이른 아침 택시비도 아까워 마을버스 첫차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반세기를 묵묵히 오갔다. 그렇게 번 돈으로 아들 둘 학교와 학원을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 큰 손주는 벌써 서른이 넘었다. 박씨는 “서울 모은행 부지점장인 며느리가 자랑”이라고 귀띔했다.


그의 나이 어느덧 팔십. 큰아들은 이제 일 그만 나가라며 성화지만, 박씨는 “여기 나오면 재밌어요. 그래서 여태 이렇게 하고 있죠”라고 말한다. 기자협회보 지령 2000호 기념식에서 감사패를 준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엔 손사래를 쳤다. 그런데 내심 기뻤던 모양이다. 2000번째 신문 발송을 무사히 마친 뒤 집에는 들르지도 않고 “남영동에 있는 친구 미장원”에 가서 머리 손질을 하고, 카카오톡에 소감문도 미리 적었다. “코로나 때문에 많이 힘든 시기에 기자협회보 2000호를 위해서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본부장님 이하 모든 직원분들이 열심히 하셔서 이렇게 발전을 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끝으로 바라는 점을 물었다. “나 나갈 때 퇴직금 조금 챙겨주는 거, 바라는 게 있다면 그거밖에 없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일을 계속할 겁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