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방송제작과 보도의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을 4년 만에 대폭 개정했다. 1998년 제정 이래 4번째 이뤄진 개정작업으로 미디어 환경의 변화, 달라진 공영방송의 위상과 책무 등을 반영한 것이다. 개정판은 부문별 12명의 실무진으로 구성된 편집위원회가 6개월 동안 작업해 초안을 만들었고, 언론학 교수 2명의 자문과 현장 제작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완성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수자 차별금지 대상을 확대한 점이다. 기존에 장애인·여성·노인 등으로 한정돼 있던 차별금지 대상에 혼인이나 임신·출산 여부, 가족 형태, 성적 지향 등을 포함했다. 기획과 편성 단계에서부터 성평등 관련 주제에 관심을 두고 우리 사회의 성차별 해소에 기여해야 한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재난방송 항목에 감염병을 추가해 취재·보도 기준을 제시했으며, 형사 피의자 초상 공개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도 추가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제작과 유통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주의할 점 등을 별도의 장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양승동 사장은 발간사에서 “KBS 제작자는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내재화하고 이를 제작의 기준으로 삼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면서 “이 가이드라인이 제작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되어 KBS 프로그램의 품질 향상과 신뢰 제고의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KBS는 제작자들이 가이드라인을 수시로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보도본부에선 취재보도준칙 개정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미 초안은 나왔고, 구성원들의 전체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일명 ‘조국 사태’ 이후 최근 ‘검언유착’ 오보 파동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법조 보도와 관련한 개선안도 나올 예정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제도가 부실하거나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사고가 난 게 아니라 아무리 좋은 가이드라인이 있어도 실무진이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현장에서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며 “새로운 취재·보도 기준을 체화시키고 구체적으로 실천할 계획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