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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바로 옆자리서 취재… 큰일 나겠다 싶더라"

[코로나가 바꿔놓은 기자의 일상] 고형석 대전CBS 기자

박지은 기자  2020.09.03 12: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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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가 기자들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확진자와 취재 동선이 겹쳐 자가격리에 들어간 기자들이 생겨났고, 어떻게 해서든 현장을 찍어야 하는 사진기자들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에 나가고 있다. 취재방식도 달라졌다. 비대면 기자간담회와 온라인 브리핑이 일상으로 파고들었고, 뉴스 앵커는 화상전화 등을 통해 출연자와 소통하고 있다. 기자협회보는 기자 4명의 이야기를 통해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기자사회의 풍경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지난달 23일 밤 고형석 대전CBS 기자는 방역 당국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확진 판정을 받은 기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진단 검사를 받으라는 통보였다. 다행히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와 접촉일 기준 2주간 자가격리를 하면 됐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고 기자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난달 23일 대전시청 등을 출입한 한 인터넷매체 소속 기자(대전 216번 확진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그 다음날 또 다른 인터넷매체 기자가 추가로 확진됐다.


대전충남기자협회가 코로나19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기자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대전 216번 확진자가 증상이 발현한 날은 지난달 16일, 고 기자는 지난달 18일 대전시청 브리핑에서 해당 확진 기자 바로 옆자리에 앉아 밀접접촉자가 됐다. 고 기자는 “원래 대전시청 출입이 아닌데 그날 하필 SNS 업무 때문에 브리핑 영상을 찍느라 시청에 갔다”며 “특히나 4살 쌍둥이 애들이 있어 잘못했다가는 정말 큰일 나겠다 싶었다. 밀접접촉자 통보를 들은 밤 뜬 눈으로 지새우고 다음날 눈 뜨자마자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음성이 나왔는데 보건소 직원분의 ‘마음고생 많으셨죠’ 말 한마디에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집에서 자가격리를 해도 됐지만, 고 기자는 아이들 걱정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따로 원룸을 얻었다. 자가격리 중에도 전화 취재를 하고, 녹음기를 이용해 리포트 음성 파일을 넘기는 식으로 보도도 이어갔다. 1일 자가격리는 해제됐고, 최종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 고 기자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고 기자는 무엇보다 가족들과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고 기자는 “보도국에서 나를 포함해 기자 두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했다.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한데 폐를 끼친 것 같았다”며 “자가격리하는 동안 와이프 혼자 쌍둥이를 돌봐야 했다. 몸은 편한데 마음은 너무 불편했던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마스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하기도 했다. 고 기자는 “20분 동안 확진자 바로 옆에 있었지만, 무사할 수 있던 건 마스크를 잘 썼기 때문”이라며 “기자들에게도 취재할 때 안전을 위해 꼭 마스크를 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