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가 기자들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확진자와 취재 동선이 겹쳐 자가격리에 들어간 기자들이 생겨났고, 어떻게 해서든 현장을 찍어야 하는 사진기자들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에 나가고 있다. 취재방식도 달라졌다. 비대면 기자간담회와 온라인 브리핑이 일상으로 파고들었고, 뉴스 앵커는 화상전화 등을 통해 출연자와 소통하고 있다. 기자협회보는 기자 4명의 이야기를 통해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기자사회의 풍경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은 곳 중 하나가 방송이다. 지난달 17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기자의 코로나 확진으로 사옥 셧다운과 방송 중단이라는 초유의 일을 겪은 뒤, 다수의 방송사가 프로그램 제작 일정을 연기하거나 스튜디오 출연을 최소화하고 진행자와 출연자 사이에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요즘 자주 볼 수 있게 된 게 화상 대담이다. 출연자가 스튜디오에 나오는 대신 화상 전화나 앱을 이용해 앵커와 대담을 나누는 방식이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출연자의 사진을 띄워둔 채 전화 연결을 하기도 한다. 방역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진행하는 앵커로선 답답함이 크다. 매주 월~목 KBS 2TV ‘통합뉴스룸 ET’를 진행하는 이윤희 앵커는 “큰 벽이 하나 처져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사람과 얘기할 때 말만 오가는 게 아니라 눈빛 교환이나 표정, 손짓 발짓에도 메시지가 있지 않나. 그런데 직접 보지 못하고 화상으로 연결하니까 소통이 단절된 느낌이고 상대방 이야기에 집중을 못 하겠더라.” 버퍼링에 걸리는 것처럼 인터뷰는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편적인 질문과 대답이 오가기도 한다. 이 앵커는 그래서 “방송을 마친 뒤에도 찝찝한 기분이 남는다”고 했다.
다행히 최근 업무상 마스크 착용 예외 사항에 방송 출연자가 포함되면서 스튜디오 출연도 가능해졌다. 그래도 앵커와 2m 이상 거리 띄우기, 가림막 설치 등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가림막도 소통을 가로막을 때가 있다. “얼마 전 다니엘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기자가 출연했는데, 이 분이 한국말에 능숙한데도 잘 안 들린다는 표시를 하더라. 가림막이 소리까지 차단할 거라고는 예상 못 했다.”
방송 전후로 출연자와 인사나 대화를 나누기조차 어려워진 상황이 안타깝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방역을 우선에 두고 개인위생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만약 코로나에 걸리면 나 하나 때문에 모든 출연자와 스태프가 일을 못 하게 되고, 선후배와 동료들의 일상이 멈추게 될 거라는 부담감이 엄청 크다. 그 중압감과 부담감 때문에 지난 7월 이 프로그램을 맡은 뒤로는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하고 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