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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 팍 꽂힌 기자들… "농업 이면엔 과학이"

조선비즈·매경 등 전문기자 활약
경향 '사표 쓰고 귀농' 연재물 화제

김달아 기자  2020.09.02 14: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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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인 이재덕 경향신문 기자의 꿈은 농업전문기자다. 농촌생활 경험은 없지만 대학에서 농촌사회학 강의에 재미를 느낀 이후 줄곧 농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요즘 그가 농촌을 취재해 선보이는 <사표 쓰고 귀농·사진> 연재물은 ‘귀농하고 싶다’는 사심에서 나온 기획이다. 이 기자는 “농업에 관심이 많아 농업전문지 기자들과 매달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며 “입사할 때부터 농업전문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해왔는데 여전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농업전문지를 제외하면 ‘농업전문기자’ 명함은 흔하지 않다. 게다가 농업은 기자들이 선호하거나 언론사가 관심 갖는 분야로 보기도 어렵다. 현재 중앙언론사에서 ‘농업전문’ 이름으로 활약하는 기자는 박지환 조선비즈 기자, 정혁훈 매일경제 기자 등뿐이다. 두 사람 모두 고참기자다.


유통, 농수산업을 오래 담당하다 지난해 농업전문기자 직을 받은 박지환 조선비즈 기자는 “다들 잘 몰라서 그렇지 농업은 취재하면 할수록 재밌는 분야”라고 했다. 박 기자는 “재배문화가 시작된 신석기 시대 이후 농업은 항상 존재해왔다. 농업은 인류가 사는 동안 사라지지 않을 산업”이라며 “성장가능성이 큰 농업을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싶어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을 회사 차원의 수익 사업과 콘텐츠 다양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동아일보·채널A는 올해로 7회째 귀농·귀촌 정책과 일자리 정보를 소개하는 박람회(A Farm Show·에이팜쇼)를 개최했다. 이 행사와 연계한 기획 보도 <농촌에서 찾는 새로운 미래>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경제신문이 네이버와 합작회사로 세운 아그로플러스는 네이버 FARM판에서 농업 관련 콘텐츠를 생산·유통하며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아그로플러스 관계자는 “농업을 사양 산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 생산성이 낮은 만큼 오히려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ICT 기술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이를 농업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농업 외에 전원생활, 친환경 건강 먹거리, 농촌 여행 등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관련 콘텐츠를 발굴할 여지도 크다”고 전했다.


한편에선 언론이 농업을 다룰 때 정작 농업의 당사자인 생산자, 농민은 소외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업 관련 보도는 정부나 지자체 발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보도의 초점도 도시 소비자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농업분야의 주요 기삿거리 역시 농산물 가격 폭등, 폭락처럼 당장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집중된다. 박지환 기자는 이러한 물가경제식 접근에서 한 발 더 들어가 그 이면까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왜 수확량에 문제가 생겼는지, 어느 종자가 날씨나 병충해에 강한지, 어떤 기술을 활용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등을 다각도로 짚어야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위한 농업 보도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지환 기자는 “농업의 이면엔 과학적 요소들이 있다. 유전공학(종자), 화학(농약), IT기술(스마트팜), 기상학 등이 결합해 있다”며 “농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취재하려면 과학적 지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농업에 기자의 전문성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이재덕 기자는 복잡한 사회문제를 조명하는 차원에서 언론이 농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는 “농업, 농촌 이슈는 아무도 보지 않는 경제면에 조그마하게 실리지만 여기엔 기후 위기, 농산물 시장 개방,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 지방소멸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며 “한쪽 부문만 알아선 이해할 수 없는 이슈들을 심층적으로 바라보고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농업전문기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