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개편 때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심한 부침을 겪으면서 시청률 위주의 편성 방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청률이 저조하다”며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시간대를 변경하려는 회사 방침과 “공영성을 담보하려면 시사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작진과 노조의 반발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을 개편을 앞두고 SBS는 보도본부가 제작하는 ‘뉴스추적’을 폐지하거나 밤 12시대로 편성하는 방안을 내놓아 노조와 제작진의 거센 반발을 샀다. 그런 와중에 지난 9일자 일부 신문에 SBS의 신설 프로그램 ‘러브투나잇’이 수요일이나 금요일밤 11시에 방영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금요일 11시에 방송되는 ‘뉴스추적’의 시간대 변경이 확정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SBS는 9일 오전 사장과 보도본부장 등이 참석하는 회의에서 ‘뉴스추적’을 기존대로 편성한다는 방침을 잠정 확정, 파문은 일단락됐다.
‘뉴스추적’팀의 한 기자는 “한달여간 폐지와 시간대 변경으로 속앓이를 했더니 일도 손에 안잡히고 일할 맛도 안난다”며 “예전부터 개편 때마다 일요일 아침, 밤 12시 등 시간대 변경이 계속 거론돼 왔고 2000년에는 일요일 아침 8시로 밀려나기도 했다. 방송의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시청률의 잣대로 휘둘리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KBS도 이번 가을 개편을 앞두고 ‘추적60분’의 존폐 여부가 쟁점이 됐으나 노조와 제작진, 언론단체들의 강한 반발에 부닥치면서 최근 방송시간을 10분 연장하는 등 프로그램 강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추적60분’도 지난 몇 년간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폐지 논란을 겪으면서 회사의 지원 미비, 제작진의 의욕상실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피하려는 회사의 ‘몸사리기’가 ‘추적60분’ 폐지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KBS 노조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에서 최악의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 진행자가 비리 사건에 연루돼도 시청률이 높으면 쉽게 폐지하지 못하지만 공익성이 높아도 시청률이 낮으면 언제나 폐지 대상이 되는 게 현실”이라며 “공영성과 시청률이라는 두가지 명제에서 시청률만을 유일한 가치로 여기는 경영진의 비뚤어진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