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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장마 속… 재난 예방·중계 돋보였지만 '복구' 초점 맞춘 기사는 부족

김고은 기자  2020.09.02 14: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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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역대 최장 기간 장마에 게릴라성 호우와 태풍까지. 2020년은 감염병과 자연재해 등 잇단 재난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6월 말부터 50일 넘게 이어진 장마는 곳곳에서 집중호우를 퍼부으며 산사태와 주택 침수 등 큰 피해를 유발했다. 여기에 폭염과 태풍까지 겹치며 수해 복구 작업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기록적인 장마와 피해도 벌써 ‘과거’의 일이 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상대적으로 지역에서 피해가 컸던 ‘물난리’는 뒷전으로 밀려난 탓이다. 한국기자협회 등 5개 언론 단체가 지난 2014년 제정한 재난보도준칙은 “정확하고 신속하게 재난 정보를 제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을 언론의 기본 사명으로 하는 한편, “재난보도에는 방재와 복구 기능도 있음을 유념해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자와 피해지역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여전히 언론은 재난 상황을 중계·전달하는 것을 넘어 ‘복구’ 기능까지는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장마 때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 중 하나인 전남 구례군의 수해 관련 뉴스를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를 이용해 검색해봤다. 지난달 10일부터 나흘간 나온 뉴스가 약 400건이었는데, 2주 뒤엔 그 5분의 1로 줄었다. 8월 말 이후 나온 뉴스들은 기업과 지자체 등의 성금·물품 지원 등 ‘미담’성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코로나19 확산과 태풍 북상으로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겨 수해 복구가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나 피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후속 지원 대책의 필요성 등 복구에 초점을 맞춘 기사는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물론 ‘피해 예방 및 최소화’라는 재난보도의 기본적인 틀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강원 산불 당시 늑장 대응으로 질타를 받았던 KBS는 코로나19와 장마, 태풍 바비 등을 거치면서 업그레이드된 재난방송을 선보였다. 지난달 26~27일에는 태풍 북상에 대비해 특별 재난방송을 하며 재난 현장 상황을 단순 중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강풍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 등 사전 예방 정보를 중심으로 재난방송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재난이 국지화되는 등 변화한 상황에 맞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KBS 한 관계자는 “이번 장마뿐 아니라 코로나19 대구 지역 집단감염, 부산 폭우처럼 지역별 돌발성, 국지성 재난이 많아지고 있는데 지역의 한정된 인력으로 그런 재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는 사실 어렵다”며 “지역에서도 전문기자 육성이나 재난 상황 전문가 자원 등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집중호우 등 국지적 재난에 지역방송 중심의 효율적 대응을 강조한다. 방통위는 “KBS와 지자체, 방재 유관기관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재난 상황 대비 체제를 강화하기로 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통합재난정보시스템 리모델링 명목으로 10억7000만원의 예산을 증액 편성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