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아 기자 2020.09.01 21:40:33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는 기자들의 일상 역시 바꾸어 놓았다. 점심저녁으로 빽빽했던 일정표는 텅 비었고 비대면 취재와 재택근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대다수 언론사는 재택근무를 확대 시행했다. 특히 올 초 1차 확산 때와 달리 이번엔 기자들의 확진 사례가 잇따르면서 기자실에서의 감염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많은 기자가 오가는 국회는 출입기자 확진에 따라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폐쇄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다시 문을 열긴 했지만 언론사들은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회에 일부 인력만 배치하고 있다.

국회를 출입하는 종합일간지 한 기자는 “여야 담당 최소 인원만 국회로 출근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일한다”면서 “주말이 아닌 평일에 며칠 연속으로 재택근무하는 건 입사 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의 취재는 비대면 또는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여야 공식 회의에는 소수의 기자만 참석해 회의 발언을 기록하고, 당 공보국에서 이 ‘워딩’을 건네받아 출입기자들에게 공유하는 식이다. 기자들은 인터넷 의사중계 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상임위원회 회의, 정치인이 등장하는 유튜브 영상도 비대면으로 취재하고 있다. 국회가 폐쇄됐던 지난달 28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퇴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하기도 했다.
여당 담당인 한 방송기자는 “그날 재택근무여서 유튜브를 보면서 이 전 대표 워딩을 치고, 집에서 기사를 녹음해 제작팀에 전달했다”며 “영상 화면에 음성파일을 입혀 리포트를 제작했다. 재택근무하는 방송기자들은 한동안 이런 방식으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뿐 아니라 정부부처도 비대면 브리핑 확대, 기자실 1사 1인 근무 권장 등 감염 예방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사전 브리핑에는 참석자별로 방역을 위한 투명 가림막도 설치됐다.
이날 기재부 브리핑에 참석했던 한 기자는 “한 해 예산안 발표처럼 중요한 자리엔 출입기자들이 다 들어오는데 이번엔 15명으로 제한하고 마스크 착용, 투명 가림막을 설치해 감염 위험을 낮췄다”며 “많은 기자가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대화방을 개설해 브리핑 중 실시간으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감염을 막기 위한 비대면 취재는 당연한 일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취재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서울청사에 출입하는 한 기자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부처 정례브리핑 외에 백브리핑까지 비대면으로 진행되니 답답할 때가 많다. 기자들이 정례브리핑을 보고 질문을 취합해 대변인실에 보내면 서면으로 답변이 오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보통 백브리핑 때 즉각적인 반응에서 뉘앙스를 느낄 수 있는데 서면 답변에선 그걸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간지 정치부 한 기자도 “전화 취재는 원활하더라도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과 직접 얼굴 보고 대화하는 덴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면서 “비대면 취재가 활성화되면서 전보다 발제거리 고민도 늘었다”고 말했다.
매체 특성이나 부서 여건상 재택근무가 어려운 기자들은 개인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취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 방송사 사회부 한 기자는 “한때 확산세가 주춤했을 땐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스탠딩을 한 적도 있는데, 그게 감염 예방에 부주의한 태도로 비춰지더라”며 “개인적으로 조심한다고 해도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언제나 감염 매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