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코로나 완치자’의 글이 화제가 됐다.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부산 47번째 환자’로 불렸던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가 완치판정 후에도 계속되는 후유증 증상을 페이스북에 적은 글이었다. 그가 밝힌 주요 증상은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Brain Fog) △가슴과 배의 통증 △피부 질환 △만성 피로 등이었다. 이 글은 24일 현재 1300회 넘게 공유됐고,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박 교수는 지난 3월 퇴원한 뒤 여러 후유증을 겪었지만, 한국 언론엔 아무런 기사가 없고 질병관리본부 등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직접 해외 언론과 전문가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처럼 후유증을 겪고 있는 다른 코로나19 환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부산47’이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그의 글이나 관련 기사에는 “언론을 통해 알 수 없었던 후유증을 선생님 글을 통해 알게 됐다”, “완치 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같은 댓글들이 달렸다.
실제로 코로나19 후유증과 관련해 국내에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에서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20일부터 만 7개월 동안 코로나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면 20만 건이 넘는데, 이 중 후유증이 언급된 기사는 약 900건 정도다. 그나마도 코로나19가 시장과 경제에 미칠 여파가 주된 관심사였고, 우울감이나 무기력증 같은 정신적 후유증이 주로 보도됐다. 박 교수의 글에 새삼 놀란 것은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매일 업데이트 되는 확진자 수를 확인하고 방역 지침이나 주의사항도 숙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환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을 겪고 회복 과정이 어떤지는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완치되면 그걸로 끝이라고 무심히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완치자’라는 말에 중·장기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고 아직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박 교수의 말에 뜨끔한 것은 필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박 교수의 글이 화제가 되면서 국내 언론에서도 코로나19 후유증을 주목하는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선비즈는 지난 20일 해외 학술논문과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다양한 후유증 증상과 위험성을 경고하며 “코로나19 ‘완치자’라는 용어 대신 ‘회복자’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는 주장”을 전했다. 한국일보도 24일 탈모, 흉통, 건망증 등 후유증으로 추정되는 각종 병증과 원인 등을 종합해서 보도했다.
해외에서는 완치 후에도 후유증을 겪거나 지속적인 병세를 보이는 사람들을 ‘롱하울러(Long-haulers)’, 즉 ‘장기 증상자’라고 부른다. 하버드 의대 앤서니 코마로프 교수 등은 지난 19일 영국 언론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코로나 장기 증상자에 대해 너무 모른다”며 이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7~8개월 동안 코로나19와 관련해 지겹도록 많은 정보를 보고 듣고 말해왔지만, 우리는 아직도 코로나를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25일 0시 기준 코로나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1만8000여명, 완치는 1만4300여명이다. 이 중에는 박 교수처럼 완치된 뒤에도 후유증을 겪거나 주위의 따가운 시선, 혹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겪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례, 경험들이 언론을 통해 더 많이 공유되고 알려져야 한다. 경각심을 주기 위해 공포감을 조성하라는 말이 아니다.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진자 수, 이젠 그 너머를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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