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영 기자 2020.08.25 21:55:5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최근 무서운 기세로 번지면서 언론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CBS,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목동 SBS 사옥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며 사옥 폐쇄와 비상 제작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언론사들은 사옥 방역과 대응 수칙을 강화하는 한편 ‘셧다운’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세우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일부 언론사에선 근무 지침이 느슨해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언론사들은 지난주 초부터 보다 강화된 안전 수칙을 알리고 있다. 언론사별 지침을 종합하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국내·외 출장 자제 △대면회의 자제 및 온라인 회의 권장 △사내 회식 및 내·외부 모임 자제 △점심시간 2단계 운영 등이다. 조선일보나 중앙일보 등은 유증상자나 의심자가 적극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회사가 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도 공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되면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재택근무도 확대 시행하고 있다.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데 이어 대부분의 종합일간지, 경제지, 통신사들도 전면적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기자실이 살아있는 경우에도 회사로 들어오지 말고 현장 출·퇴근을 원칙으로 하고, 특히 기저질환자나 임산부의 경우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수 인력의 경우에도 대중교통 혼잡 시간대를 피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라는 지침이 공지됐다.
언론사들은 휴가 사용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여름휴가를 비롯해 자녀 보육을 위한 가족돌봄휴가(무급휴가), 연차휴가(유급휴가)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경향신문, 한국일보, JTBC 등은 공지를 통해 “여름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직원들은 8월 말까지 여름휴가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주기 바란다”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어린이집)이 임시 휴업한 경우, 최대 10일까지 가족돌봄휴가를 허용한다”고 전했다.
보도본부, 편집국에는 취재 시 주의할 점 등 별도 권고 사항이 공지되기도 했다. 신문사의 경우 현장 취재를 최대한 자제하고 전화 등을 통해 간접 취재할 것을 지시하고 있고, 방송사에선 △직접 출연 자제 및 화상연결 권장 △뉴스 스튜디오 이용 시 발열체크 및 앵커와 2m 이상 거리 띄우기 등의 조치를 내리고 있다.
사옥 내부에서 확진자가 나오며 사무실과 스튜디오가 폐쇄되는 상황이 속출하자 언론사에선 ‘셧다운’에 대비한 비상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비상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문제없이 신문·방송을 제작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인력을 분산시키거나 사전에 비상 근무인원, 근무 장소, 인쇄 및 송출 방식을 정하는 계획을 짰는데 이를 재점검하고 강화하는 식이다.
KBS의 경우 당시 건물 폐쇄로 뉴스 스튜디오를 이용하지 못할 경우 다른 사내 녹화 시설로 이동해 뉴스를 제작할 계획을 만들었는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지난 21일 아예 모의 방송 훈련을 하기도 했다. KBS는 “주중 오전 10시 5분에 방송되는 ‘정용실의 뉴스브런치’ 프로그램을 KBS 본관 앞 야외 이동 중계차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했다”며 “이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KBS 건물이 폐쇄될 상황에 대비한 모의 방송 훈련의 일환이다. 방송가에서 처음 비상방송 리허설을 진행한 데는, 모두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고 방송 역시 준비에서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언론사에선 코로나19 확산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허술한 방역 지침을 공지해 기자들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20일 ‘접촉 가능성은 없지만 선제적 조치로 기자실이 폐쇄됐을 경우 회사로 출근하라. 현장에서 갈 곳이 없다는 이유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는 내용을 편집국에 공지해 빈축을 샀다. 사옥 내 확진자 발생을 우려해 현장 출·퇴근 및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타 언론사와 대비되는 조치였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반발이 있자 국민일보는 “해당 내용은 ‘무조건적인 재택근무’가 원칙은 아니라는 취지”라며 “다양한 경우에 대한 지침이다. 재택근무가 될 수도 있고, 그 외의 장소가 될 수도 있고, 회사 근무가 될 수도 있다”고 해명했지만 비판은 여전하다. 국민일보 한 기자는 “바깥세상은 감염을 걱정하는데 회사는 기자들 갈 곳을 걱정하고 있다”며 “만약 기자 한 명이라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면 편집국 각 부 데스크나 온라인뉴스부 등 내근자들 수십 명이 전부 다 격리되는 것 아닌가. 2주간 신문을 휴간하려는 생각인가”라고 지적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