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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피해 함께 울고, 위험 무릅쓰며 취재

[최장기간 장마, 피해 취재한 기자들]
침수, 도로 유실… 그래도 현장으로

강아영 기자  2020.08.19 14: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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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지방에서 54일간 이어진 장마가 지난 16일 끝났다. 6월24일부터 시작된 이번 장마는 1973년 기상청 통계 이후 최장기간 장마인 데다 전국 누적강수량도 약 920mm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게다가 집중 호우로 인해 전국 곳곳에 산사태, 도로 유실, 주택 침수 위험이 잇따랐고 인명 피해마저 발생해 이를 취재하고 보도하는 기자들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다.


중부 지방에서 54일간 이어진 장마가 지난 16일 끝났다. 6월24일부터 시작된 이번 장마는 1973년 기상청 통계 이후 최장기간 장마인 데다 전국 누적강수량도 약 920mm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사진은 지난 8일 경남 하동군 하동읍 두곡리 두곡마을 일대가 전날부터 내린 폭우로 물에 잠겨 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재훈 연합뉴스TV 기상전문기자는 “다른 기자와 번갈아 가며 하루 12시간씩 근무했는데 그런 식으로 보름여 간 일을 한 것 같다. 임진강 군남댐이 만수위에 올랐을 때나 전라남도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큰 피해가 있었을 땐 아예 집에 들어가지 못 했다”며 “설령 회사에서 8~9시간 일했더라도 워낙 기상이 시시각각 변하고 피해가 커 집에 와서도 계속 모니터링을 했다. 저뿐만 아니라 아마 대부분의 기상전문기자들이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기상전문기자인 김 기자가 보기에도 이례적인 장마였다. 김 기자는 “기상청을 출입하는 기자들, 또 기상전문기자들조차 처음 겪어보는 장마였을 것 같다”며 “게다가 가장 우려하던 인명 피해마저 커 안타까운 마음으로 재난 보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지역 곳곳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큰 수해 피해와 함께 안타까운 인명 피해 소식이 잇따랐다. 특히 강원 춘천 의암댐에선 인공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섰던 선박 3척이 전복돼 7명이 실종되고 이 중 1명만 구조되는 큰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오세현 강원도민일보 기자는 “의암호가 원래는 잔잔한데 당시 댐 문을 열어 물살이 빨랐던 상황이었다”며 “춘천에선 이례적으로 큰 사고였다. 28만 도시에서 이 정도 규모의 사고가 나면 대부분 한 다리 건너 아는 분들인 경우가 많아 더 안타까웠다”고 했다. 오 기자는 “아직 실종자 2명을 찾지 못했는데 19일부터 이틀간 3400명을 투입해 집중수색을 한다고 하더라”며 “관심이 더 사라지기 전에 실종자 분들을 모두 찾았으면 한다. 그래야 경위 파악 등 조사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큰 비로 도로가 유실되고 교통이 정체되며 현장을 다니는 기자들은 많은 고충을 겪기도 했다. 이지현 MBC충북 기자는 “피해가 큰 지역 위주로 간 것도 있겠지만 차량 진입이 힘들 정도로 길이 쑥대밭이 돼 다니는 게 무서울 정도였다”며 “30분 정도 길을 가다 보면 대여섯 군데는 왕복 2차로 중 한 차선이 유실돼 끊어져 있었다. 다리도 흙탕물로 가득 차 혹시 무너질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건너야 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2018년에도 청주에 시간당 9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지만 그때보다 더 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비가 왔다”며 “게다가 이번엔 보름 가까이 비가 이어져 정말 이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옥상으로 대피한 한 충주 시민은 구조 인력이 없어 6시간 만에 세종시에서 구급차가 와 구조를 받았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달 초 집중호우로 섬진강이 범람해 큰 피해를 입은 전남에서도 기자들이 피해 상황을 전하느라 고군분투했다. 한 통신사 지역본부 A 기자는 “강이 범람해 논에 들어찼는데, 바람이 부니 꼭 바다처럼 출렁이더라. 논인지 모르는 사람이면 해안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며 “게다가 곳곳이 물에 잠겨 1분 거리의 다른 마을로 이동하려면 한참이나 돌아서 가는 경우가 적잖았다. 마을 가는 길 3개 중에 2개는 잠겨 100m 거리를 10km씩 돌아서 가야 했다”고 말했다. 김아르내 KBS부산 기자도 “넘친 적이 없었던 도심하천이 넘치고 갑작스레 예측할 수 없는 지역에 비가 퍼부으니 상황 대처가 쉽지 않았다”며 “부산시에 시간당 8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오던 날, 자체 특보를 하기 위해 기자들을 소집했는데 이미 도로가 침수돼 기자들이 회사로 들어오지 못한 적도 있었다. 겨우 회사에 온 기자들도 촬영 차량이 빠져나가지 못해 주변 스케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다행히 장마는 끝났지만 직후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어 기자들의 걱정은 크다. 하루빨리 수해로 무너진 마을과 집을 복구해야 하는데 찜통더위에 작업 속도가 더뎌지고 있기 때문이다. A 기자는 “전남 구례군의 경우 중장비를 여러 대 투입했는데 속도가 좀체 안 나는 상황”이라며 “피해가 워낙 크니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소 사체가 길에 널려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일주일째 폭염 특보가 발령돼 타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오기도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