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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채널A 기자 구속, 검언유착 의혹 어디로

추미애·윤석열 충돌, 기자 구속, 녹취록 전문 공개… 두달 새 무슨 일이

강아영 기자  2020.07.22 14: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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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취재원을 압박한 혐의를 받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구속 이후,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일 이 사건을 보도한 MBC 기자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한 데 이어 수감된 이 전 채널A 기자도 구속 이후 처음으로 소환해 집중 조사했다. 이르면 이번 주엔 이 전 기자와 공모 의혹을 받는 한동훈 검사장을 조사하고, 오는 24일엔 이철 전 VIK 대표가 신청한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려 수사 계속 및 기소 여부를 따질 전망이다.


검찰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취재원을 압박한 혐의를 받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지난 5월25일 채널A가 자체 진상조사 보고서를 낸 이후 중앙지검은 채널A 사회부장과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고 지난달 8일부터 이 전 기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수차례 조사하는 등 관련 수사에 속도를 냈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이 기자 측이 수사팀이 형평성을 잃었다며 대검찰청에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이철 전 대표 역시 지난달 25일 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 심의를 요청하면서 수사가 지체되기 시작했다. 수사팀과 대검 간 갈등이 본격화한 탓이다.   


게다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문단 소집을 결정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동훈 검사장을 법무부가 직접 감찰하라고 명령하면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엔 윤 총장이 자문단 구성을 강행하고 중앙지검이 심의위 부의를 결정하면서 충돌하자, 지난 2일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할 것과 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의 지휘를 받지 말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윤 총장은 다음날로 예정된 자문단 소집을 취소하고 대신 추 장관의 수사 지휘와 관련한 전국 검사장회의를 소집해 의견을 모았다. 이 회의에선 추 장관의 자문단 소집 취소 명령은 수용하되 윤 총장의 수사 지휘 권한 박탈은 부당하므로 철회를 요청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추 장관은 지난 7일 다시 한 번 지시를 이행하라고 압박했고 8일엔 “9일 오전 10시까지 기다리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에 윤 총장은 8일 오후 독립적인 수사본부를 구성하겠다고 건의했지만 추 장관은 곧바로 제안을 거부했고, 결국 윤 총장은 지난 9일 사실상 수사지휘권을 수용하며 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하도록 물러섰다.



이후 중앙지검은 윤 총장 등 상부의 지휘를 받지 않고 이성윤 중앙지검장의 지휘 아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기자 측이 요청한 심의위 등과 관련해서도 중복 소집이 불필요하다며 부결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엔 이 전 기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며 영장을 발부해 이 전 기자가 구속됐다.


다만 이 전 기자에게 적용된 강요미수죄가 구속 사유가 되는지에 대해선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방송사 한 기자는 “법조인들을 두루 취재해봤지만 강요가 아닌 강요미수로 구속된 건 이례적이라는 답변이 대다수였다”며 “사건이 불거지고 난 이후 진행돼 온 과정을 돌이켜보면 법리적으로만 판단하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 채널A 지회도 이 전 기자가 구속된 다음날 성명을 내고 “강요 미수 혐의로 기자를 구속한 것은 한국 언론의 독립성과 자유를 크게 손상시킨 전대미문의 일”이라며 “공모 관계가 아직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이른바 ‘검언유착’을 기정사실화 한 듯한 발언은 판사 스스로가 정치적 고려를 했다는 걸 자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법원이 영장을 그냥 발부했을 리 없다는 시각도 상당해 언론계에서조차 여론이 분열되는 양상이다. 종합일간지 한 기자는 “보통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을 경우 영장 발부가 되지 않느냐”며 “아무리 사건 초기라지만 이 전 기자가 휴대폰과 노트북을 초기화하는 등 관련 증거를 인멸한 전적이 있으니 영장 발부가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앙지검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도 20일 사설에서 “구속 사유에 적힌 걸 보면, 지금까지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언론이 유착됐다고 볼 만한 ‘충분한 근거’가 발견됐다고 짐작할 수 있다”며 “불안한 처지에 놓인 수사 대상자의 심리를 압박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빼내려는 취재 방식이 언론 자유의 영역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기자 구속 이후 KBS와 MBC가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기자의 지난 2월13일 부산고검에서의 대화 녹취록을 보도하며 또 한 번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다만 KBS는 “기사 일부에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됐다”며 하루 만에 사과했고, 이 전 기자 측은 MBC 보도가 ‘오보’라며 21일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는 등 한 검사장과의 공모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