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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YTN, 자본에 넘기려는 발상 한심하다

[기고] 정부의 서울신문, YTN 지분 매각 검토 즉각 중단해야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2020.07.17 1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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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정부가 서울신문 1대 주주인 기획재정부의 지분을 공개 매각하고, 공기업이 보유한 YTN 지분 매각을 검토한다는 것은 21세기 정보 환경을 고려할 때 적절치 못하다는 평가를 자초한다. 오늘날 대중매체는 거대 포털과 플랫폼, SNS의 대중화 속에서 범람하는 가짜뉴스 등에 대처하면서 공공, 공익성 정보 서비스를 강화해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이런 태도는 즉각 시정되어야 한다.

인터넷 기술 발전에 따른 21세기 정보환경 변화 속에서 대중매체가 독자적으로 대응해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그 해답이 쉽지 않다. 특히 거대 자본의 지배력이 날로 커지는 사회구조에서 그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대중매체의 위기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이나 유럽 유력 신문들은 오래전에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비중을 둔 전략으로 전환했지만 경영난을 해결치 못하고 계속 허덕이고 있다. 지금도 온라인 뉴스를 유료로 하거나 무료로 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머리를 짜내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짜뉴스가 등장해 선거나 국민투표의 결과를 좌우한다는 합리적 의혹이 공유되면서 유럽연합은 정부기금으로 대중매체를 지원해 공공, 공익성 정보를 생산토록 독려하고 있다. 가짜뉴스가 미국의 대선,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등에 개입한 정황이 확실해지면서 그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짜뉴스는 정치적, 상업적 이익을 노리는 신종 개념으로 이에 대한 대처는 대중매체만으로 감당키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가짜뉴스는 국가 또는 정권은 물론 국민의 참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대중매체만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난제로 본 것이다.

특히 당리당략적인 정치인 발언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심해지고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6개월 간 2만 55회, 하루 평균 16건에 해당하는 거짓말과 잘못된 주장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연합뉴스 2020년 7월14일>. 국내외 정치인들이 후안무치하게 엉터리 정보를 양산하고 언론이 뒤따라 보도하는 상황은 공공, 공익성을 앞세운 대중매체의 신뢰도를 심각하게 잠식하고 있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 성격의 가짜뉴스는 제3국에 시설을 두고 생산하는 방식인데 그 진위는 전문가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닐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다. 이들 가짜뉴스는 대형 포털이나 플랫폼에서 광고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유럽의 경우 대중매체의 건전한 정보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함께 팩트체크 등을 강화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다.

한국 대중매체가 처한 정보환경은 일부 선진사회의 그것과 차이가 있어서 한국적인 접근과 분석, 해결책 모색이 필요하다. 오늘날 한국의 대중매체는 지난 수십 년 간 정치권력과 자본에 의해 그 영역이 훼손, 오염되고 뒤틀려왔다. 그 특성은 결과적으로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 시장을 비정상적으로 증대시켜 과당경쟁을 유발해 자본과 정치권력 등의 통제에 취약하게 만들어진 것이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 대중매체 시장의 비정상적 구조는 지난 수십 년간 동안 주로 정치권력에 의해 만들어져서 오늘날 그 해법이 쉽지 않다. 한국 대중매체가 해방 이후 겪었던 뼈아픈 굴곡의 역사를 살피면 다음과 같다.

△미군정에 의한 진보언론 말살과 우익언론 일색화 △이승만의 국가보안법에 의해 언론과 표현의 자유 탄압 △박정희의 보도지침 등을 통한 언론탄압과 1975년 동아·조선일보 언론인 불법 해직 △전두환의 1980년 언론학살과 보도지침 만행 △노태우의 1988년 신문시장 교란을 목적으로 한 다수 신문 등록 허가와 그로 인한 신문시장 과당경쟁 체제 유발 △이명박의 2011년 종합편성 채널 무더기 승인으로 방송시장 과열체제 조성, 낙하산 사장 투하를 통한 언론통제 △김재철 MBC 사장의 2011년 인사권을 앞세운 공동체 정체성과 일체감 훼손 시도 등.

한국 대중매체는 독재정권이 끊임없이 자행한 탄압과 공작의 연장선에서 고통을 당했고 아직도 그 후유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폭력적인 언론탄압은 권언유착, 언론시장 교란 등과 함께 시대에 따라 모습을 달리해서 자행되었다. 박정희, 전두환은 신문과 방송시장의 신규 등록을 철저히 봉쇄하면서 불법해직, 언론사 통폐합, 보도지침과 언론인 협박, 회유의 방식을 휘둘렀다.

노태우는 87년 6월 항쟁 이후 한겨레신문 창간 운동이 거세지자 신문의 등록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방식으로 신문 시장을 과당경쟁 체제로 악화시켰다. 시장의 과당경쟁은 결국 자본이 언론을 지배할 공간을 확대했다. 이명박은 언론악법으로 종편을 다수 허가하면서 방송시장도 과당경쟁 체제로 변형해 공영방송이 경영난에 허덕이는 구조가 됐다.

오늘날 대중매체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 1인 미디어 시대로 그 환경이 바뀌면서 미래의 생존 가능성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비상상황이라 하겠다. 그런데 한심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서울신문, YTN 지분 매각을 검토한다는 소식이다. 이는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이 대중매체 시장을 결과적으로 자본의 통제력을 강화하는 식으로 악화시킨 것과 방향을 같이 한다는 불행한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서울신문, YTN은 정부, 공기업 등이 대주주이지만 편집과 경영의 분리, 사원주주제 등의 장치를 통해 공공, 공익성을 유지, 강화하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들 언론사의 정부, 공기업 지분을 매각하려는 것은 자본의 통제를 강화하는 결과를 피할 수 없다. 21세기적 언론환경 속에서 대중매체가 건전한 정보를 생산할 여건을 마련하는 것과 방향을 달리하는 것이다. 현 정부 출범 3년이 넘도록 대선 때 약속한 문화 예술 체육 언론 분야 공약의 이행률이 3.7%에 불과한 현실에서 대중매체를 상업주의를 우선시하는 자본의 손에 넘긴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니 정말 한심하다.

물론 대중매체 자체의 자구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날의 대중매체 문제를 종래의 대중매체가 정보 산업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시절의 시각에서 접근하면 그 해답을 찾기 어렵다. 우선 대중매체는 과거의 배타적 전문성이 IT 기술 발달로 사라진 상황에서 새로운 철학과 방법론을 찾지 못하면 시대에 적응하기 어렵다. 대중매체 자체적으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정보기술이 더욱 발전할 추세여서 대중매체는 이를 직시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최첨단 5G 통신망 상용화가 임박한 정보환경의 비약적 발전 속에서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의 전면적인 보급으로 정보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나타날 탈 대중매체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중매체가 생존 영역을 고수하고 확대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공익, 공정한 정보의 양산 기능을 강화해야 할 방안을 모두 고민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는 주권자인 국민에게 최상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원칙에 입각해 대중매체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할 것이다. 우선 과거 정부가 자행한 적폐와 궤를 달리하지 않는 방식으로 언론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지 모를 위험한 발상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