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기자 2020.05.13 15:18:13
KBS 법조팀 기자들이 내부에 정보보고한 내용을 타 언론사 기자에게 전달해 보도본부장으로부터 경고까지 받았던 사회부장이 최근 인사에서 사회재난주간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 신뢰를 저버린 부적절한 인사라는 기자들의 반발과 그에 따른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KBS 법조팀 기자들 6명은 인사 다음날인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매우 부적절한” 일을 하고 후속 조치에 대한 노력도 없었던 부장을 사회부 뉴스를 총괄하는 주간으로 승격시킨 것은 평기자들의 문제제기에 귀를 닫겠다는 수뇌부의 선언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며 “본부장과 국장은 이영섭 전 부장을 사회주간으로 영전시킨 인사를 단행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주장했다. 또한 “보고 유출 사건”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 표명도 요구했다.

성명서와 내부 취재 결과 등을 종합하면 지난 3월 이영섭 당시 사회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한 KBS 법조팀장의 정보보고 중 일부를 문구 그대로 뉴스타파 기자에게 전송했다. 법조팀 기자들은 사전에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보고 내용이 인용된 뉴스타파 보도가 나간 뒤에야 알게 됐다. 이 부장은 관련 의혹 보도의 당사자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기자들은 “예민한 기사가 쏟아지는 법조팀에서 어느 누구도 보고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취재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부장은 사과했고, 보도본부장도 구두경고를 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KBS 보도편성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안건으로 다뤄졌는데, 보도본부 지도부는 부적절한 행위였음을 재차 인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열흘 남짓 뒤인 지난 6일, 이영섭 부장의 주간 승진 인사가 난 것이다. KBS 기자협회는 8일 성명을 내고 “회의록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드러난 언행의 불일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라고 비판하며 “허물어진 신뢰를 다시 쌓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게시판에 쌓여가는 후배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 보도본부 내부에선 이번 일을 소통과 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BS 관계자는 “좀 더 귀를 열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