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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70% 코로나19로 직접 피해…정부 실질적 지원책 절실

방송작가유니온 "'사실상 실직' 상태 장기화…직접적 현금 지원, 4대 보험 편입 등 시급"

최승영 기자  2020.04.30 13: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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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등 특수고용직을 대표하는 업종에 속하는 방송작가들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의 현실성 있는 지원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방송작가 대다수는 현재 코로나19 사태 이후 '방송 프로그램 연기·축소·폐지'로 상당한 수입 감소를 겪고 있는 상태다.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이하 방송작가유니온)는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방송작가 상당수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의 프리랜서 지원 움직임은 환영하지만 이번 지원책은 보완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93만명에게 총 1조 5000억원을 투입해 1인당 월50만원씩 최장 3개월 지급한다는 추가 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방송작가유니온이 지난 4월3일부터 열흘 간 방송작가 1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방송작가 5명 중 4명(75.2%)은 코로나19 사태로 ‘방송 연기·축소·폐지’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에 방송 중이던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는 응답이 28.3%, ‘기획하거나 신규 제작 중이던 프로그램 및 프로젝트가 취소됐다’는 응답이 25.5% ‘섭외 및 촬영 불가로 방송일이 연기됐다’는 응답이 21.4%였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수주를 취소하거나 감액했다’는 응답도 6%나 됐다.


방송작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업무상 변화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 비율. 방송작가유니온 조사결과 중 발췌.


이에 따라 방송작가 10명 중 7명(69.6%)은 금전적 보상 없이 계약을 연장하거나 강제 무급 휴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6%는 해고 혹은 계약해지를 당해 아예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방송작가들은 아무런 기약이나 예고 없이 이 같은 상황을 감내하고 있는 상태다. 조사에서 ‘중단된 프로그램 및 프로젝트가 언제쯤 재개되냐’는 질문에 ‘구체적 예정 없음’이라 답한 경우가 절반 이상(58%)에 달했다.


소득 감소 역시 극심한 수준이었다. 코로나19로 1분기(3개월) 수입이 지난해와 비교해 얼마나 줄어들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평균 30%의 소득이 줄어들 것이라 답했다. 5년차 이하 작가의 경우 122만원, 5년차~10년차의 경우 285만원, 10년차~15년차의 경우 312만원, 15년차~20년차의 경우 277만원, 20년차 이상의 경우 433만원 소득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작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프로그램 및 프로그램 중단으로 인한 피해 유형을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 비율. 방송작가유니온 조사결과 중 발췌.


방송작가유니온은 “열악한 지역 방송사의 경우 무려 한 달가량 정규 방송의 신규 제작을 멈추고 재방송으로 대체된 사례도 있다”며 “프로그램 제작이 멈춰도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정규직과 달리 제작 중단은 프리랜서 방송작가들에게는 사실상의 ‘실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주 제작사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상당수 프로그램 제작이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그동안 프로그램 기획·섭외·촬영·원고작성을 해온 작가들이 ‘제작 중단 및 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실직 아닌 실직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도 방송작가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등 사회적 안전망에서 소외된 상황이다.  지원을 받기 위해 요구하는 자격과 절차가 현실과는 동떨어져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원 신청 시 요구하는 비현실적인 제출 서류 구성이다. 정부는 프리랜서에게 소득 감소를 증빙할 자료(전년도 소득자료, 올해 소득자료)와 함께 ‘계약서’를 요구하지만 방송작가를 포함한 상당수 프리랜서는 서면 계약 없이 구두 계약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작가유니온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방송작가 74.8%는 서면계약 없이 일하고 있다.


아울러 방송작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전년도 소득분과 비교해 증명하는 방식 또한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프로그램 이동이 잦고, 특집물 등 1회성 프로그램도 상당하며 기획단계에서 중단된 경우에는 입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 돌봄 비용 긴급 지원' 대상에 특수고용직이나 프리랜서가 포함되지 않아 방송작가는 돌봄 지원조차 받을 수 없다.”


방송작가유니온은 “취지가 좋더라도 현실성 없는 정책은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코로나19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방송업계 프리랜서를 위한 실효성 있는 보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성과를 보지 못했던 방송작가 등 예술인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 등 논의의 진전, 고용관계에서 근로자의 의무를 강요하면서도 권리는 보장치 않는 ‘위장 프리랜서’ 문제 등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적극 개입 등을 촉구했다.


방송작가들에게 가장 시급하고 효과적인 지원책을 물은 결과. 방송작가유니온 조사결과 중 발췌.

이번 조사에서 방송작가들이 가장 시급하고 효과적으로 꼽은 지원책은 ‘금액이 적더라도 직접적인 현금 지원’(63.6%)과 ‘4대 보험 및 사회보장제도 편입’(62.9%)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영상 콘텐츠 기반 등 공공일자리 지원’이 24.5%, ‘사회 보험료 등 세금 감면이나 유예’가 19.6% ‘적정한 금융지원’이 15.4%로 집계됐다.


방송작가유니온은 “그간 방송작가는 코로나19뿐 아니라 홍수·폭설과 같은 천재지변, 올림픽·월드컵 등의 대형스포츠 이벤트, 정상회담과 선거 등의 정치 일정 등으로 수시로 피해를 입어왔다"며 "방송사의 임의사정으로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이 변경돼 작가들은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었지만 그 피해는 오로지 작가 몫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업계 프리랜서들의 취약성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다행스런 일”이라며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좀 더 신속하고 과감한 집행에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