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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김경록 보도' 방통심의위 재심서 '주의'로 확정

방통심의위 '관계자 징계'서 수위 낮춰…김경록씨도 회의 방청

김고은 기자  2020.04.27 20: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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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관계자 징계→주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PB) 김경록씨 인터뷰를 보도한 KBS ‘뉴스9’에 대해 법정제재를 확정했다. 방통심의위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장시간 의견 진술과 논의를 진행한 끝에 기존에 내렸던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결정을 ‘주의’로 조정했다. 기존의 중징계보다 두 단계 수위를 낮춘 셈이지만, 여전히 재허가 심사에서 감점(-1점)을 받는 법정제재에 해당한다. 이날 심의위원들의 판단은 법정제재를 주장하는 정부여당 측 위원 6명과 행정지도 또는 문제없음을 주장하는 야당 측 위원 3명으로 정확하게 갈렸다.

애초 지난 2월5일 방송소위원회에서 논의될 때만 해도 최고 수위가 ‘주의’였던 이 사안은 같은 달 24일 전체회의에 상정되면서 ‘관계자 징계’로 수위가 껑충 뛰었다. 이례적인 ‘반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김경록씨가 방통심의위에 낸 의견서였다. 당시 김씨는 의견서에서 인터뷰가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이뤄졌으며, 인터뷰 취지가 왜곡 또는 조작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 의견서에 대한 해명 기회를 얻지 못한 KBS측에서 “절차상 하자” 등을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고, 이를 받아들여 재심이 열린 것이다. 의견진술자로는 엄경철 KBS 통합뉴스룸 국장, 성재호 전 사회부장, 김귀수 전 법조팀장 등이 참석했으며 김경록씨는 방청인으로 회의를 참관했다.

‘관계자 징계’가 ‘주의’로 하향 조정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은 김씨의 의견서였다. 김씨가 지난해 11월 KBS 시청자위원회에 낸 입장문이 이날 추가 자료로 제출됐는데, 김씨가 앞서 방통심의위에 낸 의견서와는 내용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이날 위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김씨는 KBS 시청자위에 보낸 입장문에서 검찰과 KBS 법조팀이 내통한다거나 자신의 인터뷰를 악의적으로 이용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성재호 전 사회부장은 “당시 시청자위에서 김씨와의 면담을 원했는데 불발됐다. 그래서 의견서라도 내보면 어떻겠냐고 KBS기자협회 쪽에서 변호사를 통해 요청해서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김경록씨 인터뷰를 방송한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심의위원들은 김씨의 진술이 이처럼 바뀐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해했다. 결과적으로 김씨가 낸 의견서 두 건의 내용이 다르고, 김씨와 KBS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김씨가 방통심의위에 낸 의견서를 토대로 내린 중징계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강상현 위원장은 “지난번 전체회의 전까지만 해도 원래 ‘경고’ 의견이었는데, 솔직히 말해 김씨의 의견서를 보면서 ‘관계자 징계’에 동의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보고 김씨의 주장이 일관된 게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강진숙 위원도 “김씨의 의견이 왜 바뀌었는지에 대한 맥락적 고려 없이 서면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의견서가 객관적 근거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인터뷰 등 사실을 다루는 방법과 내용에 있어서 객관성을 위반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게 정부여당 측 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의도성이 다분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지난해 9월 보도 당시 엄경철 앵커가 멘트 중에 김씨를 “조국 장관의 자산관리인”이라고 소개한 것이 “단순 실수”라는 해명에도 “제목이나 리드멘트를 보면 조국 장관이 위법한 일을 한 것 같다는 이미지만 남는다. 그런 이미지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조국 장관의 자산관리인이라고 한 것 아닌가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강상현 위원장도 “앵커의 리드멘트가 단정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보도를 끌고 갔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보도해 결과적으로 시청자를 혼동케 했다”며 ‘경고’ 의견을 냈고, 그 의견을 끝까지 유지해 소수의견으로 남았다. 결과는 경고 1명, 주의 5명, 권고 2명, 문제없음 1명.

이날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의견진술에서 엄경철 국장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로서 책임감이 무겁다”며 “의도했건 아니건 벌어진 논란들에 대해 깊게 성찰하고 출입처뿐 아니라 보도 방식과 기존의 제작 매뉴얼, 보도 지침 등의 원칙이 현장에서 잘 발현되도록 성찰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난 24일 ‘KBS 조국 후보자 검증 보도에 대한 중징계가 철회돼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객관성’ 적용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 그리고 ‘선택적 받아쓰기’는 언론 재량 범위의 행위로 그 이유로 심의하는 것은 부당할 뿐 아니라, 중징계를 하는 것은 문제”라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방통심의위가 1차 심의를 되돌리길 바란다. 그를 통해 언론이 공직후보자에 대한 검증보도를 함에 있어서 위축시키지 않는 환경이 보장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