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들은 24일자 사설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을 ‘권력형 성폭력’으로 규정하고 “사퇴가 끝이 아니다”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런 기조는 종합일간지 사설 제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경향신문 <개선되지 않은 성인지 감수성 드러낸 오거돈 시장의 사퇴>
국민일보 <성추행 오거돈 시장 사퇴…지도층의 한심한 성윤리>
동아일보 <오거돈 성추행 사퇴 ‘미투’에도 바뀌지 않은 지도층 성윤리>
서울신문 <성추행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법적 책임도 물어야>
세계일보 <부산시장 성추행 사퇴…공직자 윤리가 이 지경이라니>
조선일보 <부산시장의 추한 퇴장과 총선용 ‘사퇴 공증서’>
중앙일보 <오거돈 시장 성추행 사건, 시장직 사퇴로 끝날 일인가>
한국일보 <오거돈 성추행 충격…저급한 성인지 감수성 개탄스럽다>
한겨레 <오거돈 시장의 성범죄, 사퇴로 끝날 일 아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오 시장의 행동은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의 전형으로, 명백한 성범죄다”라며 “성폭력은 개인의 자존감을 송두리째 짓밟는 중대범죄다. 사퇴가 끝이 아니다.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전모를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가 줄지 않는 데는 낮은 처벌 수위도 한몫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과와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일벌백계해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신문 사설은 “이 문제는 오 시장의 사퇴나 제명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2013년 형법과 성폭력처벌법의 ‘친고죄’ 조항이 삭제됐으니,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더라도 수사기관은 당장 수사에 나서 오 시장을 기소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23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행위를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표현했다. 오 시장 자신이 저지른 성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데 비판도 사설에 등장했다.
서울신문 사설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참회하며 살겠다'고 했으나 부적절한 범죄행위를 ‘불필요한 신체접촉’이니 ‘5분 정도의 짧은 과정’, ‘경중에 상관없이’라고 축소·포장하는 데 급급했으니 반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사설은 “‘5분 정도의 짧은’ ‘불필요한 신체접촉’ ‘경중에 관계없이’라는 표현으로 마치 가벼운 행위인 것처럼 포장하려 하기도 했다”며 “그 ‘5분’은 피해자에게는 인격이 말살되는 시간이었을테고, 피해자는 지금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오 시장이 피해자에게 “총선 이후 사퇴하겠다”고 제안해 사퇴 확인서를 쓰고 공증을 받은 사실을 부각했다.
“‘사퇴 공증서’라는 것은 온갖 일이 벌어지는 정치판에서도 처음 보는 일이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해야 할 상황에 몰렸는데 당 지도부에 이 중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믿기 어렵다.”
민주당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오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덮었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읽히는 내용이다.
중앙일보 사설도 비슷한 취지다.
“오 전 시장은 투표도 비공개로 하는 등 수일간 종적을 감추다시피 했는데, 민주당 등 여권이 총선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사건을 알고도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오 전 시장이 ‘총선 후 사퇴하겠다’는 각서를 쓴 게 드러나 의혹을 키웠다.”
피해자는 일부 언론의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피해자는 23일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이번 사건과 총선 시기를 연관 지어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정치권의 어떠한 외압과 회유도 없었으며, 정치적으로 전혀 무관함을 밝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