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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11가지 조건 달아 TV조선 3년 재승인

채널A는 4년 재승인 의결
'취재윤리 위반 조사결과 따라 재승인 취소될 수도' 단서

김고은 기자  2020.04.21 22: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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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일 승인 유효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 재승인을 의결했다. 재승인 심사 결과 중점 심사사항에서 ‘과락’한 TV조선은 2017년에 이어 또다시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고, 채널A는 과락 없이 기준점수를 충족하고도 소속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 문제 등으로 인해 ‘철회권 유보’를 조건으로 재승인을 받았다. TV조선의 승인 유효기간은 2023년 4월21일까지 3년, 채널A는 2024년 4월21일까지 4년이다.


TV조선은 두 번 연속 재승인 기준에 미달하고도 ‘조건부’로 살아남았다. TV조선은 2017년 재승인 심사에서 총점 625.13점을 받아 기준점수(650점)에 한참 못 미쳤으나, 주요 재승인 조건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점검해 반복 위반이 확인되면 업무정지를 거쳐 승인을 취소한다는 조건으로 재승인을 받았다. 당시 방통위 회의 속기록을 보면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리고 3년이 지나 이번 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은 총점은 650점을 넘었으나, 중점 심사사항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에 대한 평가점수가 배점의 50%에 미달해 또 한 번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 대상이 됐다. 방통위가 ‘국민이 묻는다’란 이름으로 진행한 시청차 의견청취에서도 재승인을 취소하라는 의견이 75%에 달했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청와대에 올린 TV조선·채널A 재승인 취소 청원도 20만 동의를 넘겼다. 지난 10일 TV조선을 상대로 청문을 시행한 청문위원들도 “지배구조 개선이 유효한 방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TV조선은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 향후 개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를 확보할 수 없다”며 “2017년에 이어 반복적으로 심사기준 미달 평가를 받은 TV조선에 대해 재승인 거부가 원칙에 부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채널A에 대한 재승인 심사 전체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회의장과 기자실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뉴시스

그러나 방통위가 내린 결론은 또 조건부 재승인이었다. 방송평가 점수가 점차 상향되고 심사 총점 650점을 넘긴 점, 시청자의 시청권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정부여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TV조선이 다음 재승인 때도 이번과 동일한 중점 심사사항에서 과락이 발생하거나 총점이 기준점수에 미달할 경우 재승인을 거부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방통위원 5명 중 위원장을 포함한 3명의 임기가 오는 7월 말로 끝나고 다음 재승인 심사는 5기 방통위 소관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이번에 부가된 11개 재승인 조건 중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과 관련된 주요 조항 3개를 지키지 않을 때도 재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 방통위는 TV조선이 추가 개선계획으로 제출한 저널리즘 평가위원회 구성, 팩트체크장 신설, 일진·이진·삼진 아웃제 운영 등을 성실히 준수하도록 하고 2017년 재승인 조건이었던 오보·막말·편파방송 관련 법정제재 연간 4건 이하를 인권보호, 윤리성 조항까지 확대해 매년 5건 이하로 유지하도록 했다. 선거방송심의규정 위반으로 인한 법정제재를 각 선거 별 2건 이하로 유지하라는 조건도 추가됐다.


권고사항에는 △보도·제작·편성 책임자 임명 시 종사자 의견반영 제도 마련 △최대주주(조선일보) 특수관계자가 사내이사를 맡지 않을 것 △방송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 선임 등이 포함됐으나, 이행실적 점검 의무 등 강제성은 없다.


채널A도 TV조선과 유사한 내용의 재승인 조건과 권고를 받았다. 재승인 조건은 오히려 TV조선보다 더 많은 13개다. 다만 채널A는 TV조선과 달리 조건부 재승인 대상이 아니어서 이들 조건 이행 여부가 바로 재승인 취소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승인 결정을 앞두고 드러난 소속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 문제 등과 관련해 추후 진실성 여부에 따라 재승인 처분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방통위는 채널A 자체조사가 완료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일단 재승인을 의결한 뒤 향후 조사결과에서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가 확인될 경우 재승인 처분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철회권 유보 조건을 부가했다. 또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종료된 직후 그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제출하고 취재윤리를 포함한 내부규정과 징계규정 강화, 임직원 내부교육 시행 계획 등도 마련하도록 했다. 앞서 채널A는 자체 진상조사위 조사결과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가칭)취재 진실성·투명성 위원회에서 검증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윤리규칙 제정 및 취재원 관계 가이드라인 개정, 정기적인 기자 재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대책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종편 개국 이후 세 번째 이뤄진 재승인 심사에서도 낙오한 곳은 없었지만, 재승인 조건은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 평가는 엇갈린다. 일각에선 “행정 재량권 남용”을 꼬집고, 다른 한편에선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TV조선 기자협회는 21일 성명을 내고 “방통위와 재승인 심사위원회가 일부 시민단체의 의견을 토대로 TV조선의 공정성을 문제 삼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권 입맛에 맞는 방송은 공정하고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방송은 불공정한가”라고 성토했다. 반면 민언련은 같은 날 성명에서 “(방통위가) 방송정책과 규제를 총괄하는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능력이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준 셈”이라고 비판하며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한 재허가, 재승인 관련 제도를 심사기준의 합리화부터 허가 또는 승인 거부 시 처리절차까지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재정비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JTBC와 MBN의 승인 유효기간은 오는 11월로 만료되며, 지상파 방송사도 12월 재허가 기간이 끝난다. 두 종편사에 대한 재승인과 지상파 재허가 심사는 올 하반기에 출범할 5기 방통위의 주요업무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