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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들 총선결과 분석... "코로나가 이슈 삼켜", "국정방향 지지"

21대 총선 민주당 180석으로 압승
종합일간지들 사설서 '코로나 영향' 공통 인식
구체적인 원인·결과 분석에선 시각 엇갈려

김달아 기자  2020.04.16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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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계는 지역구(더불어민주당) 163석과 비례대표(더불어시민당) 17석 등 총 180석을 확보했다. 제1야당은 지역구(미래통합당) 84석과 비례(미래한국당) 19석 등 103석에 그쳤다.

이튿날 종합일간지들은 1면 사진과 머리기사로 '민주당 압승, 통합당 참패' 결과를 전하고 사설을 통해 분석과 제언을 내놨다. 코로나 사태가 이번 4·15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는 공통적이었지만 원인과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에선 차이를 보였다.

동아일보, 세계일보, 조선일보 등은 16일자 사설에서 코로나 사태에 따른 선거 결과가 다른 이슈들을 가리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여당의 단독 과반…코로나가 정권심판론 삼켰다>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첫손에 꼽힌다(…)결국 코로나19 사태가 정권 심판론을 포함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며 "코로나19에서 비롯된 국가적 위기가 아니었다면 압승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민주당은 다수의 힘을 내세우기보다는 다른 야당들과 함께 협치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16일자 사설.
조선일보 사설 <기록적 여 압승, 전례 없는 이 힘을 국민 위한 정책 전환에 쓰길>에도 '블랙홀'이라는 표현이 언급됐다. 조선일보는 "여당의 압승엔 모든 총선 이슈를 블랙홀처럼 집어삼킨 코로나 사태가 도움을 줬다"며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시점에 치러진 선거에서 이렇게 큰 승리를 거두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야당의 지리멸렬에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총선 패배의 책임을 그에게 돌렸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총리였던 사람이 당의 얼굴이 되면서 선거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도층 민심을 얻는 데 근본적 한계를 갖게 됐다. 황교안 대표는 이후 당의 혁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다"며 "작은 기득권에만 연연하는 인상을 줬다.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은커녕 국민 앞에 내세울 대표 공약 하나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정부와 집권여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조선일보는 이 사설에서 "유권자들이 여권에 압승을 안겼지만 이 무소불위의 권력에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도 적지 않다. 국민이 이렇게 한편으로 불안한 것은 압승한 권력이 3년간 보여준 무능과 폭주 때문"이라며 "만일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 총선 승리를 여태까지 벌여온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인정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사태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이 커다란 힘과 여유를 국민을 위한 정책 전환에 사용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도 사설 <압승한 여, 겸속한 자세로 코로나 국난 극복 협치 나서라 - 참패한 야, 환골탈태 없이 미래 없다>에서 "이번 총선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문재인 정권 3년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가 퇴색된 '코로나 선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경제, 외교·안보 정책 등 문재인 정부 3년 공과에 대한 평가의 의미는 희석됐다"며 "누더기 선거법 개정, 우리 사회를 두 동강 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논란, 검찰개혁 논란 등에 대한 민심의 평가도 뚜렷이 드러나지 못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여당의 승리엔 정부 여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보수 야당에 대한 불신과 비호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탄핵의 그늘을 완전히 걷어낼 자성과 혁신, 수권 세력에 걸맞은 역량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공천 막판에 황교안 대표가 공관위 안을 뒤집고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공천한 사천 논란도 역풍을 불렀다(…)총선을 지휘한 황 대표 리더십은 지지층과 국민들에게 수권 세력으로서의 믿음을 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한겨레신문 16일자 사설.

한겨레는 이번 선거 결과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긍정 평가가 반영됐다고 봤다. 한겨레는 사설 <'문재인 정부' 힘 실은 민심, 야당을 심판했다>에서 "(여당 과반 차지는) 국민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긍정 평가하고 있으며, 후반기에도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사사건건 정부 정책을 비판했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엔 매서운 심판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황교안 대표 체제가 '혁신과 대안 제시'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구태를 답습한 결과로밖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현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잘했다는 국민의 평가가 민주당 선거 승리에 기여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민주주의와 국민 기본권을 최대한 보호하려 애쓰면서 우리 사회의 역량을 총동원해 코로나 확산을 저지한 건 세계에서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며 "이걸 두고 미래통합당이 주장하듯 ‘문재인 정부의 지난 3년간 실정이 코로나에 덮였다’고 폄하할 수는 없다. 국민은 정부의 기본 의무에 충실한 문재인 정권을 평가하고, 이를 비난하는 데 골몰한 야당을 오히려 심판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는 별도의 사설 <거대 정당 횡포로 귀결된 비례 위성 정당>에서 빛바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해를 지적했다. 이 제도는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 처음 도입됐다.

한국일보 16일자 사설.
한국일보는 "비례 위성정당이라는 꼼수와 반칙을 감행한 거대 양당이 비례 의석마저도 싹쓸이해 갔다. 거대 정당의 과잉 대표성을 완화하고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는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며 "위성정당 세몰이로 자기 진영을 결집하는 효과까지 거둔 거대 양당은 반성의 기색조차 없다. 여야는 21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가장 먼저 선거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이번 선거 결과로 나타난 지역주의의 문제를 우려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되살아난 지역주의, 개탄스럽다>에서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역 독점이 두드러졌다. 동서가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선명하게 갈렸다"며 "고질병 같은 지역주의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정치발전을 가로막아왔다. 양당의 대결정치가 강화될 수밖에 없어 우려스럽다. 거대 양당의 뼈아픈 자성을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