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3일 정필모 전 KBS 부사장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한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열린 마음으로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몹시 무거운 마음으로 정필모 후보에 대한 후보 추천을 철회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KBS 지회를 비롯한 기자협회 내부 의견 수렴에 소홀했던 점도 반성한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기자협회 내부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집행부를 비롯한 회원 여러분들의 의견 수렴에도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다음은 김동훈 회장 입장문 전문
한국기자협회 회장 김동훈입니다. 더불어시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최근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등 언론 현업 3단체 대표에게 언론계를 대표할 총선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의뢰해 왔습니다. 공심위는 시간이 촉박하므로 단체 추천이 어렵다면 대표자 개인의 추천도 좋다고 했습니다.
세 단체 대표는 여러 후보를 검토하고 의사를 타진했지만 ‘언론인은 총선 30일 이전에 사직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 등으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노조는 내부 격론 끝에 공모 마감 하루 전날 추천 단체에서 빠지기로 결정했습니다. 후보 추천이 무산될 상황에서 저와 고찬수 한국PD연합회장은 공모 마감 몇 시간을 앞두고 KBS 정필모 전 부사장을 적임자로 추천했습니다.
정 전 부사장은 공직선거법상 ‘언론인은 선거 30일 전에 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은 충족했지만 KBS를 떠난 지 오래되지 않아 ‘폴리널리스트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후 고찬수 PD연합회장은 내부 논의 끝에 추천 철회를 결정했고, 결국 저의 추천만 남게 됐습니다.
그사이 저는 기자협회 안팎에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격려와 비판이 엇갈렸습니다. 판단이 쉽지 않았지만 열린 마음으로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저는 오늘 몹시 무거운 마음으로 정필모 후보에 대한 후보 추천을 철회합니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여러 방면으로 엇갈릴 수는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현 시대 언론개혁이라는 사회적 과제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개혁의 필요성과 당위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필모 후보가 언론개혁을 위해 헌신할 적임자로 손색이 없다는 개인적인 생각에는 결코 변함이 없습니다.
아울러 당초 최종 후보 추천 과정에서 시간이 촉박했다는 이유로 KBS 지회를 비롯한 기자협회 내부 의견 수렴에 소홀했던 점도 깊이 반성합니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기자협회 내부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집행부를 비롯한 회원 여러분들의 의견 수렴에도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와 별개로 저는 언론계의 ‘폴리널리스트 논란’에 대한 공개적 논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표를 내자마자 정치를 시작하는 법조인이나 휴직계를 내고 활동하는 교수들에 비해 언론인의 정치 진입 장벽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언론계도 직능단체로서 관련 분야의 목소리를 대변할 분이 마땅히 국회에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언론인의 공직 진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0년 4월 3일 한국기자협회 회장 김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