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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대신 '건당 바우처'… 방송사 비정규직은 웁니다

처우 개선 목소리 점점 고조

최승영 기자  2020.04.02 15: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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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건당 바우처’를 지급하려는 대구MBC를 비판하는 성명이 나온 데 이어, 프리랜서 노동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이 1일 국회에서 예정된 상태다.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건당 바우처’를 도입하겠다는 대구MBC를 비판하는 성명을 지난달 30일 냈다. 이에 따르면 대구MBC는 22년 간 일해 온 비정규직 사원에게 기존 주급 41만원이던 기본급을 폐기하는 대신 ‘건당 바우처’를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부는 “건당 바우처 제도가 도입되면 기존 프로그램이 결방되거나 프로그램 제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스란히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며 “(방송사 출근과 상시 대기를 하는 제작진에겐) 마치 경찰의 월급을 도둑을 잡은 횟수로 지급하겠다, 소방관의 월급을 불을 끈 횟수로 지급하겠다는 식의 황당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원진주 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은 “일을 맡길 때는 동료애를 강조하면서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주장하면 프리랜서로 내치는 건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라며 “무려 14년간 프리랜서로 일한 끝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주방송 고 이재학PD의 황망한 죽음이 세상에 알려진 직후 대구MBC에서 이런 억지 주장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너무나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실태는 참담한 수준이다. ‘CJB 청주방송 고 이재학PD 대책위’가 지난달 11~19일 방송사 비정규직 프리랜서 노동자 821명을 대상으로 근로조건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절반(52.4%)은 임금체불을 경험했고, 10명 중 8명(77.8%)은 일하다 다쳤을 경우 자비로 치료했으며, 66.5%(546명)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 코로나19로 무급휴직, 보호장비 미지급 등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응답도 30.3%(492명)에 달했다. 대책위는 “장시간노동, 저임금,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을 받다가 목숨을 끊은 청주방송 고 이재학PD가 전국의 방송국 도처에 있었다”고 조사결과를 총평했다.


이들은 1일 오전 11시30분 국회 정론관에서 위 결과 등을 포함해 방송사 비정규직 프리랜서 노동자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조사결과에 담긴 주요 요구는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프리랜서 노동자에게도 지급해야 한다’(97.8%) 등이다. 근원적인 대책으로는 ‘표준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 및 강제’(71.7%), ‘4대 보험, 실업부조 등 사회안전망 확충’(63.0%) 등이 거론됐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