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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리그 이어 올림픽 개막까지 연기… 고민 깊어지는 스포츠 기자들

기사 소재, 광고 판매 등 연초부터 준비한 계획들 전면 수정하느라 분주
방송사들 매회 올림픽마다 100여명 파견… 중계권료 지급 등 문제 산적

박지은 기자  2020.04.02 14: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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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올림픽 연기와 프로스포츠 리그 개막 연기, 조기 종료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거의 모든 경기가 ‘올스톱’된 가운데 선수와 스포츠 팬, 관련 기관 못지않게 난감한 건 스포츠 담당 기자들이다. 특히 도쿄올림픽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연기되면서 언론사들은 연초부터 준비했던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있고, 광고 판매부터 기사 소재 찾기까지 고민하는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연기 발표가 나오기 직전까지 기자들은 상황을 주시하며 올림픽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특히 방송사는 80~100여명 정도의 대규모 취재단을 올림픽 현지에 파견해온 만큼 올해 사업 계획 이행에 차질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정재용 KBS 스포츠취재부장은 “올해 KBS 스포츠국의 일 절반이 올림픽 이슈였다. 중계권료 지급 문제를 비롯해 올림픽 관련 협찬, 광고 판매계획 등 다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20년간 스포츠 기자 생활을 하며 처음 겪는 상황이긴 하다. 초기에는 일본 정부와 IOC가 어떻게든 막으려고 해 연기는 어려워 보였지만, 올림픽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들과 언론이 개막 강행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개막 연기가 현실화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스포츠지들에게 미치는 타격도 상당하다. 고진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은 “스포츠지들은 올림픽 같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열릴 때 광고가 집중된다. 그만큼 올림픽 연기는 스포츠서울에게는 치명적”이라면서 “안전을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스포츠서울 전 부서에서 신사업 준비를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외 프로 스포츠 리그가 중단되고 2020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는 등 스포츠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은 2020프로야구 개막이 연기된 가운데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올림픽이 100일 정도 남았을 지금은 올림픽 현지 점검, 선수촌 방문, 종목별 선수들 준비 상황, 평가전 등의 취재로 기자들이 바빴을 시기다. 특히 KBS와 MBC는 신년부터 각각 도쿄올림픽 관련 기획인 ‘올ㅋ’, ‘2020 도쿄 정복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던 터였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프로농구, 프로배구 리그 관련 보도도 활발했을 때다. 하지만 현재 스포츠 경기 자체가 전무한 상황에서 기자들의 취재와 기사 소재 찾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유병민 SBS 기자는 “올림픽이 연기되기 전에도 진천선수촌이 취재진을 포함해 외부인 접근을 차단했기 때문에 취재가 어려운 상황이긴 했다”며 “지금은 스포츠계에 미치는 코로나19 여파, 팀 내 연습경기인 프로야구 청백전을 주로 취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로 경기 위주의 스포츠 보도 관행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진현 국장은 “그동안 언론은 경기 결과와 승패에만 집중하고 스포츠 본연의 내재적 가치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데 부족했었다”며 “스포츠 중심부 위주 보도에서 벗어나 주변부를 재조명하는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스포츠 현장과 선수들을 가까이서 지켜봐 온 기자들은 코로나19라는 직격탄을 맞은 스포츠계에 우려를 나타냈다. 박주린 MBC 스포츠국 기자는 “선수들에게 4년 동안 올림픽에 맞춰 훈련해 왔지만, 갑작스러운 소식에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는 말을 주로 들었다”며 “선수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긴장되고 텐션을 끌어올릴 시기였다. 다른 대회라도 있으면 몰라도 경기 자체가 없어 허탈감도 큰 상태”라고 전했다.


김경호 스포츠경향 편집국장은 “치어리더, 장내 아나운서, 이벤트 대행 등 스포츠 관련 종사자 중 계약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당장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 곤란할 수 있는 분들”이라며 “모든 스포츠 대회와 경기가 멈춘 상황인데, 이 분야에 대한 구제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