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보도 사진 영역이 변화하고 있다. 익숙지 않았던 앵글을 활용하거나 ‘한 컷’에 전부 담아내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스토리텔링을 도입하는 시도 등이 나온다. 사진기자와 사진부의 역할이 재규정되며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이 치열하다.
장진영 중앙일보 사진기자는 지난해 1월부터 한 해 동안 1~2주 주기로 ‘눕터뷰’ 코너를 도맡아왔다. ‘누워서 하는 인터뷰’는 인물을 일단 눕힌다. 인터뷰이와 그를 드러내는 장비를 늘어놓고 드론 등으로 높은 위치에서 부감으로 찍는 사진이 트레이드마크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외 SNS에서 화제가 됐던 ‘테트리스 챌린지(#tetrischallenge)’와 유사한 포맷. 그간 보도사진에선 보기 어려웠던 구도다. ‘사람이야기’란 보편적인 콘텐츠에 약간의 일탈만으로도 독자 반응은 상당했다. 해당 시도로 장 기자는 최근 ‘편집기자가 선정한 올해의 사진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1월 이후 잠시 휴재 중인 코너는 2~4주로 연재주기를 늘리고 비주얼 요소에 신경 쓴 영상 포맷으로 4월 초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눕터뷰는 사진과 사진기자의 역할 변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사진기자가 ‘한 컷의 포착’이란 전통적 역할을 벗어나 여러장의 사진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직접 인터뷰를 쓰면서 사진이란 전달방식만을 고수하지도 않는다. 장 기자는 “평범한 사람 인터뷰를 하되 사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걸 강조하자는 생각으로 눕혔다. 남극탐험자처럼 여러 장비가 동원되는 게 유리할 거라 생각했는데 독자 반응은 기타 하나만 놓고 찍었던 지적장애 기타리스트 사진 등에서도 좋더라. 반응을 보며 기획을 수정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신문사에서 일하며 강박적인 프레임일 수 있는 사진 1장 전달에 익숙했다. 아쉽기도 했는데 이젠 내가 분량을 조절하고 직접 이야기 틀을 짤 수 있는 영상을 고민하며 즐겁다. 독자가 (사진과 사진기자에) 바라는 것도 달라지는 듯하다”고 했다.
이는 현재 신문사 사진부의 주요한 고민거리와 닿아있다. 영상이 대세인 디지털 격변기 사진의 역할은 무엇이고, 사진기자와 사진부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 걸까. 이 같은 고민을 언론사 조직 차원에서 가장 활발히 해 온 곳이 한국일보 멀티미디어부(구 사진부)다. 특히 부서 내 ‘뷰엔’은 2013년부터 사진 위주 스토리텔링, 내·외신 사진 분석과 재가공, 인포그래픽과 애니메이션 활용 등 ‘보는 뉴스’를 키워드 중심에 두고 여러 도전을 이어왔다. 취재기자, 인턴 등과 함께 영상 부문으로 지평을 확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 놓을 수 있다.
박서강 한국일보 멀티미디어부 부장은 “보도사진은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사진기자 영역은 한계가 있을 수 없다. 사진 이야기를 푸는 것만으로도 무궁무진한 게 나온다”고 말한다. 예컨대 사진기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 변화를 보며, ‘앵글이 와이드로 변했다’ ‘예전엔 주변부였는데 권력이 공고해지며 사진 중앙에 왔다’는 걸 먼저 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 4만장을 비교해 얼굴 피멍을 찾는다는 생각을 취재기자가 떠올리긴 어렵다. 박 부장은 “‘그림’으로 접근해 새로운 소재와 이야기를 찾는 게 쉽지 않지만 매년 영역이 넓어진다고 느낀다”며 “취재기자와 협업이 제일 좋겠지만 가능하다면 스스로 멀티플레이어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변화들은 사실 지금 언론환경에서 기자 자신이 어떻게 자존감을 채울지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