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기자 2020.03.18 13:47:38
한국일보가 17일 한국형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신뢰성과 관련해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지난 15일자 온라인 기사 〈미국 FDA “한국 코로나키트, 비상용으로도 적절치 않다”〉로 논란이 불거진 지 이틀 만에 나온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이 입장문은 애초에 기사를 작성하지 않은 기자의 바이라인이 병기된 이유를 밝히지 않아 또 다른 의문을 낳았다. 한국일보는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마크 그린 공화당 의원이 지난 11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FDA의 서면 답변을 인용해 “한국의 진단키트는 적절(adequate)하지 않으며, FDA는 비상용으로라도 이 키트가 미국에서 사용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파장은 컸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급히 자료를 내고 “우리 정부는 유전자증폭 검사법(RT-PCR)으로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단 중이며, 미국 의회에서 언급된 내용은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항체 검사법에 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페이스북 등에선 그린 의원의 청문회 발언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과 주요 내용을 번역해 공유하며 기사의 오류를 지적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국일보는 몇 시간 만에 정부의 해명 등을 반영해 기사를 수정하고, 제목도 고쳤다. 17일 편집국장 명의로 낸 입장문에선 “언론으로서 사실확인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일보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장문엔 80여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유감 표명이 아닌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특히 “기사 수정 과정에서 주된 작성자가 아닌 기자는 기사의 바이라인에서 빠졌으며, 해당 기자는 기사가 작성되는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 오히려 뒷말을 낳고 있다. 애초 기사는 임소형 기자와 조철환 뉴스3부문장의 바이라인으로 나갔으나, 수정 과정에서 임 기자 이름은 빠졌다. 임 기자는 실제로 기사를 작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 기자는 뉴스 댓글과 소셜미디어,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엄청난 비난과 욕설에 시달려야 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민실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내부 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회사에 촉구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