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첫 프로그램 공동제작, 합동 문화공연, 서울-평양 이원생방송 등 남북간 방송교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방송위원회와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남북 방송교류의 협력·증진을 위한 4개항에 합의한데 이어 개별 방송사들도 북한의 방송제작 인력과 협력해 뉴스를 제작하거나 공연 실황을 북한과 동시에 생방송하는 등 이전의 남북 방송교류에서 한단계 진전된 모습이다.
지난 21일 KBS 교향악단이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과 합동공연을 열고 그 공연 실황을 KBS와 조선중앙TV가 각각 생방송으로 중계한 것은 남북 공동제작의 첫 사례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또 MBC가 오는 27일과 29일 이미자씨와 윤도현밴드 등이 참여하는 ‘2002 남북 예술인 평양공연’을 성사시킨 것도 대중음악을 매개로 한 방송교류가 남북한의 공감대 형성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MBC와 KBS가 조선중앙TV의 도움으로 메인뉴스 시간에 서울과 평양을 연결하는 이원 생방송을 진행한 것 역시 방송스튜디오 편집송출 엔지니어 등 남북의 뉴스제작 인력이 교류하는 좋은 경험이 됐다.
이처럼 북한이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 협력하고 취재를 폭넓게 허용하는 등 변화된 태도를 보이면서 앞으로 남북 방송교류는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그러나 방송사별로 방송교류를 추진하는데 있어 여전히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의 추진 과정 및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표준계약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 남북 방송교류가 단순한 문화사업으로 끝날 게 아니라 국내 방송환경의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략과 방향성을 갖고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회성 행사’를 넘어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생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방송으로 채널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콘텐츠 부족과 관련 북한과의 방송교류를 통해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우승 한세대 신방과 교수는 “KBS와 MBC 등에 국한된 남북 방송교류가 보다 많은 방송사로 확대되고, 과다한 비용 지출이라는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서독-동독의 예처럼 방송분야에 대한 남북 기본합의서와 표준계약서 체결이 시급하다”며 “표준계약서를 토대로 방송교류가 활발해지면 국내 방송사는 제작 및 콘텐츠 확보의 기회가 늘어나고, 북한은 외화 수입이 증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