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무주택자 인터뷰 논란을 일으킨 ‘PD수첩’ 제작진과 간부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한다. MBC는 지난 11일 방영된 ‘PD수첩-2020 집값에 대하여 3부’를 연출한 담당PD와 CP, 시사교양본부장의 징계 여부 판단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예정했다. MBC 관계자는 지난 17일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지난 14일 (위 3인에 대한) 인사위 회부요청서가 접수됐고, 오는 21일 오전 인사위가 열리는 것으로 (당사자에게) 통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서울에 9억원 대 아파트를 매입 계약한 A씨가 무주택자인 것처럼 편집돼 방송 되면서 논란을 빚었다. 특히 매수 계약 사실을 알았음에도 방송에서는 이를 드러내지 않아 조작이란 비판까지 잇따랐다.
MBC 시사교양본부는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계약 체결 사실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인터뷰 하루 전, 소형 아파트 매수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지불했다는 점을 인지했다. A씨가 선금만 지불했을 뿐 등기가 이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당 아파트가 노출될 경우 계약이 파기되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여 계약사실을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설명을 전했다.
해당 인터뷰는 취재윤리 위반 소지가 있지만 그간 제작관행의 문제를 돌출한 측면이 더 크다. 아파트를 매입했더라도 A씨는 같은 고민을 하는 젊은 세대로서 발언의 자격이 있고 섭외에 응한 데 문제는 없다. 다만 제작진이 논란 소지를 미리 알았음에도 ‘타 인터뷰이를 찾는다’는 원칙보다 ‘프로그램 취지에 맞는 인터뷰이의 발언’을 중시했다는 점은 문제가 된다. ‘실명 인터뷰 섭외의 어려움’, ‘인터뷰이 요구 수용’이란 현실적 고려를 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프로그램은 취지와 달리 무주택자에게 더 큰 박탈감을 안긴 셈이 됐다.
‘PD수첩’ 제작진은 18일 방송에서 이 건에 대한 사과 방송을 했다.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진 전체가 인터뷰 대상자에 대한 팩트체크를 강화할 방침이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