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편집국장에서 물러난 박승희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삼성경제연구소로 이직한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 논설위원은 지난달 28일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다른 직장으로 옮기게 됐다’는 뜻을 전했으며 사직절차가 마무리되면 삼성경제연구소로 이직할 예정이다. 1991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박 논설위원은 워싱턴특파원과 정치부장, 정치국제에디터, 중앙선데이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중앙일보 편집국장직을 맡았다. 박 논설위원에게 새 직장에서의 역할 등을 묻기 위해 수차례 전화·문자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언론계 안팎에선 두 달 전까지 중앙일보 편집국장이었던 현직 언론인이 급작스럽게 삼성 쪽으로 이직한 데 비판이 존재한다. 다만 수년 전부터 진행된 디지털 전환으로 신문기자의 위축이 얘기돼 온 중앙일보 안에선 역량과 인품 등으로 내부 신망이 두터웠던 인사의 급작스러운 이직에 놀라움과 충격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신문기자가 편집국장으로서 ‘네이버 구독자 수와 점유율 1위’ 등 성취를 이뤘지만 장기적으로 종이신문을 약화시킬 소지가 큰 최근 회사 구조개편에 반대해 왔고 이후 통상 2년 편집국장 임기가 반만 지난 시점에 논설위원으로 발령나는 것을 봐온 터였다.
중앙일보 A 기자는 “편집국장을 2년은 당연히 할 거라 자타공인된 상황에서 ‘우린 디지털 할 건데 넌 신문이니까’라고 팽 당했다 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종이신문 주요 보직을 거친 아이콘을 회사가 먼저 버렸고, 그 사람이 회사를 떠난 것”이라며 “중견차 기자들에겐 기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이 기자를 그만둔 거라 멘붕이다. 신문시대의 인적종언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중앙일보로선 디지털 혁신 추진과 맞물려 구성원의 불안과 피로감을 재차 확인한 측면이 있다. 중앙일보 B 기자는 “편집국 중심에 있던 사람이 떠나는 걸 보며 조직원들은 회사가 회사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 대한 대우를 전혀 하지 않고 내 미래에 대해서도 전혀 보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아무리 회사와 조직원 간 관계라도 그동안처럼 일방적으로 인사를 내고 조직개편을 하는 방식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