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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법인 분할 우려 목소리…구성원 73% 반대

노조 '조직개편 관련 설문조사'

최승영 기자  2019.12.17 16: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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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JTBC 구성원 10명 중 7명 이상은 사측의 법인 분할 계획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가 지난 5일 ‘내일 컨퍼런스’에서 ‘법인 분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노동조합이 긴급 설문조사로 구성원 여론을 처음 파악한 결과다. 조직개편이 시행됨에 따라 기자들이 현실에서 겪는 실무적인 문제, ‘노노’ 갈등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지며 구성원들의 불만이 높은 상태다. 

지난 16일 중앙일보 노동조합 노보에 따르면 노조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조직개편 관련 설문조사에서 ‘사측의 법인 분할에 찬성하는지’를 물은 결과 응답자 209명 중 90명(43.1%)이 ‘적극 반대한다’, 62명(29.7%)은 ‘반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72.8%가 반대의사를 표한 결과다. ‘찬성’ 5.3%, ‘적극 찬성’ 2.9%로 ‘찬성’의사를 밝힌 경우는 8.2%에 불과했다. 

16일자 중앙노보에 담긴 조직개편 설문조사 결과 캡처.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역시나 ‘고용안정성 등 처우 악화’였다. ‘법인 분할 시 우려되는 점’을 묻는 질문에 ‘고용안정성 등 처우 악화’를 꼽은 응답자는 47.4%에 달했다. ‘매체 영향력 약화’에 대한 우려 18.2%, ‘지속 가능성 약화’ 15.8%, ‘근무강도 악화’ 13.9%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퇴사에 대한 고민 역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 제안이 들어오면 퇴사 의향이 있는지’ 질문에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퇴사를 고려하겠다는 답을 한 응답자는 68.9%에 달했다. 특히 신문 전담의 ‘중앙일보A’, 디지털 콘텐츠 제작의 ‘중앙일보M’로 나뉘는 이번 조직개편 골자(관련기사 링크: '중앙일보를 신문과 디지털로 갈랐다')와 맞물려 신문 쪽 발령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A 발령을 지망할 의향’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 72.7%는 ‘전혀 고려 안함’, 10%는 ‘고려 안함’ 의사를 드러냈다. 중앙일보A 발령을 ‘고려’하거나 ‘적극 고려’한다는 응답은 5.3%에 불과했다.

홍 대표가 법인 분할 방침을 밝힌 후 이에 대한 중앙 구성원들의 여론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일 오병상 편집인 겸 JTBC보도총괄이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구성원들의 우려는 잦아들지 못했다. 오히려 이 자리를 통해 “주사위는 던져졌지만, 구체적인 도강 방법은 없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특히 구체적인 계획과 부작용에 대한 대비 없는 추진에 우려가 크다. 앞선 설명회에서 ‘제작총괄’과 ‘뉴스총괄’ 산하 조직의 역할, 워크플로와 관련 ‘뉴스룸 기자들이 쓴 기사가 지면에 들어갈 경우 취재기자 바이라인을 쓴다’ 등 설명이 이뤄졌지만 대부분의 사안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답만 나온 터다. 

아직 디지털 부문 수익모델이 없는 지점도 이 연장선에 놓인다. 중앙일보M의 수익모델과 관련 사측은 별도 광고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이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혁신의 당사자이며 주체인 기자들이 대대적인 구조개편에서 완전히 배제돼 왔다는 지적은 누차 나온 바 있다.(관련기사: '중앙일보가 디지털 전략에서 놓치고 있는 것')

노조는 노보에서 “그간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당분간 중앙일보M은 중앙일보A가 지급하는 콘텐트 공급료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콘텐트 공급료는 회사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가격이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구성원 처우 하락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한 조합원의 입을 통해  “현장에서 일하는 기자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다 보니, 디지털을 하라는 구호만 있을 뿐 어떤 매뉴얼도 만들어져 있지 않다. 이것이 바로 중앙일보 디지털의 한계”라고 전하기도 했다.

JTBC보도국의 업무 부담 역시 늘어날 것이란 걱정도 나오고 있다. 오 편집인은 설명회에서 “JTBC도 디지털을 많이 해야한다”, “보도국 기자들도 속보를 써야한다”는 발언 등을 한 바 있다. 현재 JTBC 네이버 구독자수는 중앙일보에 이어 언론사 중 2위인데, 이에 반해 점유율은 많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바탕에 놓인다. 해법으론 JTBC 내에 중앙일보 EYE24 같은 속보 전담팀 신설이 꼽혔다. 노조는 “이렇게 될 경우 보도국 기자들의 업무량 과중도 불가피하다”면서 “현재도 JTBC는 타 방송국 기자에 비해 과중한 업무를 하고 있다. 인력 충원없는 디지털 강화는 공허하다”는 한 조합원 발언을 담았다. 


무엇보다 중앙 내부에선 신문의 비전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큰 상황이다. 사측은 지면을 전담하는 중앙일보A로 간 구성원에게 수당 상향 조정, 평가 가산점, 임금피크제 제외(편집기자, 디자이너 미해당) 등 혜택을 약속했지만 이 인센티브가 언제까지 보장될지 불신 어린 시선이 많다. 편집인 설명회에서도 “확답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계속 주겠다는 것”이란 답 정도가 나왔다. 

노조는 “그간 조직개편 등을 앞두고 사측이 한 약속이 어겨지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 (중략) 가장 최근에는 SUNDAY를 이관하며 내세운 각종 약속이 허물어졌다”면서 단체협약 개정을 통한 사측 혜택 명문화 의견 등을 전했다. 

법인 분할과 맞물린 조직개편이 이뤄지며 구성원 사이에선 이미 실무에서 겪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 등이 불거지는 상태다. ‘내부 경쟁’에 대한 우려가 대표적이다. 사측은 조직개편 뒤 지면 제작은 뉴스룸이 생산한 기사를 편집국이 받아 신문을 만들되 뉴스룸 기자의 이름으로 게재토록 했다. 단, 편집국 소속 에디터의 취재 결과물은 편집국 기자의 이름을 단다. 이 과정에서 신문 맞춤형 기사를 위해 편집국 소속 에디터의 기사작성이 잦아질 수 있고, 상대적으로 뉴스룸 기자는 지면 게재와 멀어져 출입처 등에서 입지가 축소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노-노’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는 지점이다. 더불어 홍 대표가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음에도 "중앙일보를 굿컴퍼니(우량부문)와 베드컴퍼니(비우량부문)로 나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 역시 여전한 상황이다. 노조는 한 기자의 입을 빌려 “신문이든 디지털이든 기사를 쓰는 기자인데, 같은 사안을 취재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며 “편집국과 뉴스룸 간 간부들이 이런 평가를 신경쓰기 시작하면 불과 며칠 전까지 같이 일하던 선후배들이 경쟁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