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청자위원회가 KBS의 김경록씨(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 인터뷰 보도가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위배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검찰에 의존하는 취재·보도 등 기존의 관행 등을 혁신하는 쇄신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KBS는 다음 달 초까지 취재·제작 혁신안과 신뢰회복조치 등 쇄신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KBS 시청자위는 21일 정례회의를 열어 김씨 인터뷰 보도 논란과 관련한 사실관계 규명과 취재·보도 혁신 요구안을 담은 권고문을 발표했다. 시청자위는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의견제시 및 시정요구’라는 본연의 직무수행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 지난달 30일부터 11월13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고 심층 조사를 해왔다고 밝혔다.
시청자위는 먼저 지난 9월11일 방송된 〈뉴스9〉의 김씨 인터뷰 보도가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 취지와는 관계없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맞는 부분만을 발췌해 편집해서는 안 된다’는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터뷰 대상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인터뷰 원문과 영상을 뉴미디어 등을 통해 가감 없이 공개하는 등 뉴스의 ‘설명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KBS 측이 검찰과 내통했고, 김경록씨를 겁박했다’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자칫 KBS의 신뢰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보이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차별 공격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KBS 뉴스가 공영방송의 책무를 적절히 이행하지 못했으며, 관성적인 취재 문화 및 시스템 측면에서도 미흡한 점이 확인됐다고 시청자위는 지적했다. 이들은 “시청자는 뉴스 보도의 일방적인 수용자가 아니며 시청자가 민주사회의 주권자이자 공영방송의 주인이란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시청자의 비판과 격려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의존적인 취재 관행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시청자위는 “‘사실검증’을 더 강화하고 사건을 인식하는 프레임을 기자 중심에서 시청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검찰의 피의자에 대한 유죄 확증적인 태도에 영향을 받을 것이 아니라, 헌법상 보장된 ‘무죄추정의 원칙’과 국민의 ‘알 권리’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취재·인권 분야의 지속적 교육 등을 포함한, 취재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을 요구하며 “검찰과 언론 상호 간 유연하되 건강한 긴장 관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KBS가 시청자에게 모든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청자위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전후맥락을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인사의 공개 답변과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KBS 자체 점검팀’ 보고 등 내부 의견, ‘시청자 청원’ 등 국민의 여론 및 시청자위원회의 권고를 참조해 충분하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에 대한 쇄신안을 2020년 1월까지 발표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필모 KBS 부사장은 김씨 보도를 둘러싼 논란 이후 KBS 저널리즘에 대해 뼈아픈 반성과 성찰을 했다며 사과한 뒤 “시청자위원회의 권고보다 더 빨리 다음 달 초까지 취재·제작 혁신안과 신뢰회복조치 등 쇄신안을 발표해 KBS저널리즘에 대한 믿음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함께 회의에 참석한 김종명 보도본부장도 “권고문 이상으로 뉴스와 취재 제작 관행, 운영시스템과 조직문화 등에서 혁신을 이루겠다”고 답했다.
김 본부장은 보도본부 내부에서도 성찰의 목소리가 많아졌다고 전하며, 시청자위가 요구한 ‘설명 책임성’ 강화는 물론 취재윤리 내재화 및 상시적인 저널리즘 재교육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엄경철 통합뉴스룸 국장도 “모든 뉴스를 균질화하는 출입처 의존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혁파하고 취재보도준칙을 재정립해 기자들이 이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