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4사에 보낸 ‘신보도지침’ 파문, MBC의 국감 포함을 위한 감사원법 개정, MBC 김중배 사장의 임원회의 발언에 대한 왜곡 논란….
최근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방송사에 대한 한나라당의 강경 대응이 일부 의원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방송사의 ‘편파보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강경론은 주로 고흥길, 이원창 의원, 양휘부 특보 등 이회창 후보의 측근인 언론특보단과 공정방송특위 일부 위원 등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청원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보고하지 않은 채 방송사에 협조공문을 보내고, “MBC 김중배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대선까지 병풍보도를 크게 보도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을 정확한 근거와 확인 없이 발표하는 등 언론에 대한 강경 분위기를 주도해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대표실 한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강경 분위기를 일방적으로 주도해 물의를 빚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MBC 김중배 사장 임원회의 발언도 일부 의원이 확인없이 부풀리면서 MBC에 대한 강경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경파로 거론된 한 의원실의 관계자는 “공정방송특위 위원으로서 전체회의에서 결의된 사안을 중심으로 활동한 것 뿐인데 강경 대응을 주도했다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반면 강경파와 대별되는 일부 중진 의원들은 언론에 대한 강경 대응보다는 협조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보도지침’ 파문으로 강경파의 일방적인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리면서 유화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강경파가 일을 그르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언론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응 방식은 여전히 이회창 후보의 의중에 달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병역문제로 날카로워진 이 후보와 이를 돌파하려는 한나라당 내부의 집단적인 분위기가 언론에 대한 강경 대응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방송사 한나라당 출입기자는 “이회창 후보의 언론특보들이 이 후보로부터 ‘병역문제와 관련한 언론 보도에 문제가 많다’며 여러차례 지적을 받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MBC 국감, 방송사 협조 공문 등 무리수를 둔조치들이 터져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방송사 한나라당 출입기자는 “병역 문제에 대한 의혹 보도를 막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언론에 대한 비상식적인 행태를 낳고 있다”며 “언론과 정당이 서로 싸워봤자 이로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한나라당 내부의 상식적인 그룹이 이같은 집단적인 분위기를 깰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