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송이 자사 간부의 일본 불매운동 비하 발언 등을 외부에 알린 기자와 PD 등 2명을 대기 발령하고 인사위원회에 넘겨 파장이 예상된다.
경기방송은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어 만장일치 의견으로 두 직원을 징계 요구한 데 이어 대기 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와 주주들은 내부 공고를 통해 “이번 사태를 경영권에 대한 도전을 넘어 회사침탈행위로 규정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이들 두 명의 직원에 대한 징계 요구뿐만 아니라, 앞으로 그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모든 법적 책임을 동시에 지게 할 방침”이라고 했다. 경기방송에 따르면 이런 결정에 절대다수의 주주(70%)들이 현준호 총괄본부장에게 위임장을 제출했다. 현 본부장은 문제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당사자로, 이날 이사회에서 전무이사에 임명됐다.
현 본부장은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8월, 자사 간부 등과 함께 한 식사 자리에서 정부와 일본 불매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발언은 같은 자리에 있었던 윤종화 보도2팀 차장(한국기자협회 경기방송지회장)과 노광준 제작팀장의 증언으로 외부에 알려져 크게 논란이 됐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경기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 등은 규탄 성명을 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언론노조 경기방송분회도 성명을 내고 “신뢰도를 크게 훼손한 책임을 지고 즉각적으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현 본부장은 같은 달 19일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현 본부장이 물러나지 않자 경기방송지회는 지난달 20일 사퇴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 역시 같은 취지의 성명서를 냈다.
그러나 보도국 기자들은 지회 명의로 발표된 성명서를 두고 “일방적인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보도국은 지난달 23일 긴급회의를 연 뒤 성명서를 내고 “회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태를 일으키고도 모자라 슬그머니 기자협회 경기방송 지회의 이름까지 팔아 개인적 감정을 드러냄으로써 지회 회원 전체를 욕되게 만든 윤종화 지회장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했으며, 기자협회 차원의 징계 절차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지회장은 회원 자격이 정지된 상태이며, 사무국장이 지회장을 맡고 있다. 인사위원회는 오는 7일 열릴 예정이다. 대기 발령 중인 두 사람과 노조는 징계 결과에 따라 후속 대응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