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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비 지상파, 글로벌… OTT 3파전

디즈니, 애플도 국내 출범 앞둬
토종 OTT들 일단은 '합종연횡'
치열한 콘텐츠 수급 경쟁 예상

김고은 기자  2019.09.25 14: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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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통합 OTT 서비스인 ‘WAVVE(웨이브)’ 정식 출시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CJ ENM과 JTBC는 OTT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거대 OTT 기업에 맞서 ‘토종’ OTT들이 합종연횡으로 세 불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디즈니, 애플 등 막강한 기술력과 콘텐츠 파워로 무장한 글로벌 OTT들도 잇따라 출범을 앞두고 있어 국내 OTT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웨이브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oksusu)’와 지상파 3사의 ‘푹(pooq)’이 결합한 통합 OTT다. LG유플러스와 제휴해 국내 안방까지 진출한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지상파 3사와 국내 1위 통신업체가 손잡은 결과다. 지난 1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웨이브는 지상파, 종편 등 80여 개 채널의 실시간 시청, 다시보기 등을 제공한다. 2023년 말까지 유료가입자 500만 명, 연 매출 5000억 원이 목표다.


CJ ENM과 JTBC도 OTT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분기 중 신규 OTT를 출범한다. CJ ENM의 기존 OTT 플랫폼인 ‘티빙’을 개편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지난 17일 MOU 체결 소식을 전하며 “이미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각축장이 된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의 기획·제작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잘 만들어진 콘텐츠가 효과적으로 서비스될 수 있는 타깃별 최적의 플랫폼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OTT란 개방형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칭하는 말이다. 광고를 기반으로 한 무료 OTT의 대표 주자가 유튜브라면, 구독형(가입형) OTT 모델의 글로벌 절대 강자는 넷플릭스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넷플릭스 한국인 유료 이용자는 약 184만 명으로 1년 새 3배로 늘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지상파가 먼저 웨이브라는 진지를 구축했고, CJ ENM과 JTBC가 비지상파 연합 전선을 형성해 경쟁에 뛰어드는 형국이다. 정부도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의 공세에 맞서 ‘토종’ OTT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웨이브 출범식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함께 참석해 축사를 전하기도 했다.


웨이브는 SKT·SKB가 가진 탄탄한 가입자 기반과 기술력에 지상파의 콘텐츠 영향력이 더해지면 충분히 승산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유료가입자 확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7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OTT 서비스 이용률은 36.1% 수준인데, 이들 OTT 서비스 이용자 중 유료결제 이용자 비율은 5.7% 수준에 불과했다. 국내 OTT 시장은 유튜브 같은 광고 기반 무료 OTT 서비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웨이브의 전신인 푹의 유료가입자는 72만 명 수준이었다. SKT의 옥수수는 특정 요금제 가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다. 4년 내 유료가입자 500만 명 확보라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당장 웨이브가 정식 출시되자마자 기존 옥수수 이용자들은 무료 콘텐츠를 더는 이용할 수 없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콘텐츠 차별화도 중요한 요소다. 웨이브는 2023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가 2018년 한 해 동안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쓴 80억달러(약 8조5500억원)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규모다. 웨이브에만 배타적으로 제공되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는 한, 푹처럼 지상파와 종편 ‘다시보기’용 서비스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CJ ENM과 JTBC가 만들 통합 OTT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당장 이들 방송사는 콘텐츠에 대한 배타적 독점권 행사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듯하다. 웨이브가 정식 출시된 지난 18일 KBS는 새 수목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넷플릭스에서 동시에 선보였다. 25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SBS 드라마〈배가본드>도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JTBC는 경쟁사가 될 웨이브에도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 온리’ 기업인 넷플릭스와 플랫폼 기업이자 콘텐츠 기업이기도 한 지상파/비지상파의 OTT 전략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향후 디즈니, 애플 등까지 OTT 시장에 가세하면 콘텐츠 수급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고, 국내 OTT 기업들도 이해관계에 따라 계산기를 두드리며 제휴 여부를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시장 재편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