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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Active·Self·Time… 'FAST 시니어' 매체들

중장년층 일상에 녹아든 '맞춤형 레거시 미디어'

박지은 기자  2019.09.25 14: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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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가 발행하는 월간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브라보) 온라인판과 유튜브 채널 ‘브라보잼잼TV’는 시니어 기자들로 구성된 동년(同年)기자단의 활동 무대다. 평균 나이 54세. 연금제도 전문가, IT업계, 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온 이들은 기사, 칼럼 작성뿐만 아니라 영상 촬영, 편집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은퇴 이후의 삶, 일자리, 상속, 연금 문제 등을 다루는 브라보는 지난 2016년부터 서류 심사, 면접 등을 통해 시니어 기자를 선발해왔다. 지금은 동년기자단 4기를 운영 중이다. 김영순 브라보 편집장은 “시니어들이 써야 브라보 기사의 맛이 난다는 아이디어에서 동년기자단 운영을 시작했다. 온라인에는 기사가 한두 건 정도 올라오고 있고 좋은 기획이 나오면 지면에도 싣는다”며 “이곳에서 동년 기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매일신문 자매지 ‘시니어매일’은 지난 6월26일 창간 예비호를 발행했다.

패스트(FAST) 시니어가 뜨고 있다. 패스트 시니어는 경제력(Financial), 활동적(Active), 자기관리(Self-management), 시간(Time)의 앞글자를 딴 말로, 중장년층 세대가 주요 소비자이자 창작자로 떠오르고 있는 최근 경향을 가리킨다.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언론사들은 최근 시니어를 위한 매체, 시니어기자단 등을 만들어 시니어 인력과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니어기자단은 대부분 재능기부를 하고 소정의 원고료를 받는 방식이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베이비부머가 은퇴 후 생계를 위해 다시 일자리를 찾는 ‘반퇴(半退) 시대’를 맞은 한국사회에서 이들 언론사는 누구보다 빠르게 시니어 시장에 주목했다. 중앙일보의 ‘더, 오래’도 같은 배경에서 탄생했다. 더오래는 일, 자산관리, 건강, 여가생활 등 반퇴 시대를 주제로 필진들의 글을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다. 더오래 팀의 검토를 거친다면 온라인 신청을 통해 누구나 쉽게 더오래의 필진이 될 수 있다. 현재 필진은 120여 명이고 하루에 6.5건 정도의 글이 올라온다. 정경민 중앙일보 디지털사업국장은 “독자 타깃이 시니어만은 아니지만 반퇴시대, 인생환승이라는 더오래의 콘셉트로 정년을 앞둔 세대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며 “기자들도 원고지 15~20장 분량을 정기적으로 쓰기 쉽지 않은데, 벌써 연재 100회를 넘어가는 필진이 있고, 높은 인기로 자신의 연재 글을 엮어 전자책을 낸 분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더, 오래’ 웹사이트 내용 일부.

몇몇 지역 신문사들은 기존 독자층을 공고히 하는 전략으로 시니어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매일신문 자매지인 ‘시니어매일’은 10월 창간을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시니어매일은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만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니어기자단을 공개 모집해 92명을 선발하고 지난 6월과 9월 두 번의 창간 예비호를 발행했다. 격주 발행될 시니어매일 24개 면은 모두 시니어 기자들의 기사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미 온라인판에도 꾸준히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다.


경상일보도 지난 5월 시니어기자단을 발족했다. 3기에 걸쳐 운영한 시민기자단을 올해는 60세 이상 대상인 시니어기자단으로 꾸리고 있다. 경상일보는 월 2회 정도 한 개 지면을 할애해 4~9개의 시니어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싣고 있다. 노년층이 바라보는 사회 이슈를 다룬 칼럼 ‘시니어의 쓴소리’는 대표적인 코너다. 홍영진 경상일보 문화부장은 “울산광역시는 도시 특성상 베이비부머가 많고 고령화 속도가 특히 빠르다. 경상일보의 독자 연령층도 높은 편”이라며 “시니어기자단이라는 독자 참여 기회를 부여해 열독률을 높이고 다양한 기사도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자층이 뚜렷한 시니어 콘텐츠는 새로운 수익 창출로 연결된다. 홍헌득 시니어매일 창간준비단장은 “종이신문을 발행해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승산이 있다고 봤다. 60세 이상은 모바일 기사보다 종이신문으로 편집된 형태를 선호한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있다”며 “전국 노인복지관, 도서관 등에도 신문을 보내고 있지만 대부분은 개인 독자다. 이미 1500곳의 유료구독자가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브라보는 헬스 콘서트를 매년 1회 개최해 독자들을 대상으로 건강 관련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김 편집장은 “기업체, 제약사, 병원, 바이오 업체 등의 후원으로 헬스 콘서트가 개최되고 있고, 이들의 온라인 배너 광고 등으로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오래 또한 오프라인 강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정 국장은 “최근에는 외부 영상 제작 회사에서 콘텐츠 제휴 제안을 받기도 했다. 버티컬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