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보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시작된 홍콩 시민들의 시위와 관련해 세드릭 알비아니 국경없는기자회(RSF) 동아시아지부장의 글을 싣는다. 알비아니 지부장의 기고를 통해 송환법이 홍콩의 언론자유에 미치는 영향, 홍콩 시위 취재 과정에서 기자들이 겪은 수난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기자들과 취재원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최근 일련의 시위에서 경찰과 친중 폭력단은 계속해서 기자들을 공격했고, 그 결과 홍콩의 언론자유는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6월 초부터 홍콩에선 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 법은 기자들과 취재원들을 포함한 홍콩 시민 및 방문객들에게 중대한 위협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면 상으로만 봤을 때 해당 법안은 정치범죄 및 경제범죄와 인권침해가 우려되는 경우는 제외하겠다고 했으나 홍콩 시민 대다수는 중국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홍콩 당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으리라고 우려하고 있다. 6월6일, 국경없는기자회(RSF)는 다른 73개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홍콩 당국에 해당 법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으나 그 법안은 아직도 정식으로 철회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홍콩특별자치구에서 확고한 근거 없이 비판의 목소리를 처벌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홍콩에서만큼은 중국 본토에서 보장되지 않는 자유가 있음에도 그랬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2015년 발생했다. 코즈웨이베이 서점과 관계가 있는 출판계 인사 5명이 납치됐는데 그 중 한 명이었던 스웨덴 시민권자인 구이 민하이는 아직도 열악한 환경에서 중국 본토에 감금된 상태다. 만약 송환법이 통과된다면 중국 정부는 납치할 필요도 없이, 날조된 혐의를 씌워 누구든 합법적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언론을 조직적으로 공격대상으로 삼다
시위 진압 중이던 경찰은 기자들을 수차례 겨냥해 최루탄을 근접 거리에서 발사했고 기자들을 곤봉으로 구타했으며 사진 및 영상 촬영을 방해하기 위해 강력한 빔을 발사했다. 그 결과, 기자 여러 명이 입원했다. 지난달 21일 위안랑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백색테러’로 중상을 입은 45명 중 4명이 기자들이었다.
RSF를 포함한 수많은 단체와 사람들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언론탄압을 멈추고 과거에 저질러진 야만행위에 대해 독립성을 담보한 조사를 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편지를 보냈다. 지난 12일, 홍콩외신기자협회(FCCHK) 역시 홍콩 경찰 당국에 서한을 보내 최근의 폭력행위들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에 반환된 지 20년이 흘렀지만 그 사이 홍콩의 언론 자유가 지금처럼 낮았던 적은 없다. 지난달 7일에 발간된 연례보고서에서 홍콩기자협회(HKJA)는 지난해를 “기자들에게는 최악의 해”로 규정했으며, 홍콩 당국이 언론자유를 제한하겠다는 의도로 펼치고 있는 정책을 비판했다.
RSF의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홍콩은 2002년 18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73위로 곤두박질쳤다. 중국은 180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 지수에서 177위에 랭크돼있으며, 적어도 114명의 기자들과 블로거들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환경에서 구류 또는 감금 중이다.
세드릭 알비아니 국경없는기자회 동아시아지부장(번역: 전수진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