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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만나~ '방송 끝나자마자' 당장 만나

[대세로 떠오른 '방송 후 라이브']
방송 뒷이야기 등 주제로 유튜브서 실시간 댓글 소통
오프라인 행사로 이어지며 독자와 가치공유·연대 모색

김고은 기자  2019.08.28 15: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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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9시 30분. JTBC 〈뉴스룸〉이 끝나면 ‘소셜라이브’에 불이 들어온다. 뉴스가 끝나고 시작되는 뉴스, 소셜미디어에서만 볼 수 있는 뉴스다. 지난 2016년 11월 첫선을 보인 JTBC의 ‘소셜라이브’는 이후 휴식과 재정비 등을 거쳐 지난 19일 시즌4로 돌아왔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양방향 소통 뉴스의 가능성을 보여준 ‘소셜라이브’의 실험은, 이제 더는 새롭지 않다. 기사를 출고하거나 방송을 하면 끝이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라이브 방송으로 독자들과 실시간 피드백을 주고받고,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소통하고 연대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주목받고 있다.



KBS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지난해 9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녹화가 끝난 뒤 한 시간 남짓 유튜브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본방송 진행자인 정세진 아나운서 대신 최욱 씨가 사회를 맡아 지난 방송 리뷰와 다음 방송 예고, 특별 손님과 토크 등을 대본 없이 자유롭게 진행한다. 매회 동시 접속자 수는 평균 5000명, 최대 1만명 정도다. 라이브 영상 다시보기 조회수도 10만, 20만을 훌쩍 넘곤 한다. 〈J〉는 처음부터 TV와 디지털을 동시에 겨냥한 ‘듀얼 퍼블리싱’ 전략을 세웠다. 덕분에 지난 3월엔 KBS 1TV 프로그램 중 젊은 시청자(3059) 시청률이 가장 높은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J〉의 기획자이자 최근까지 팀장을 맡았던 김대영 기자(현 선거방송기획단장)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소비되는 것도 의미 있지만, ‘크로스 플랫폼 프로모션’이라고 해서 실제 TV 시청자를 늘리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도 지난 5월 유튜브 채널을 정식 오픈한 뒤 두 차례 라이브 방송을 거치며 빠르게 구독자를 모았다. 첫 라이브는 지난 6월22일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편 방송 직후였는데, 토요일 자정을 넘긴 시각에도 불구하고 최대 동접자 3만6000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한 달 뒤 두 번째 라이브 방송에는 담당 PD 외에 MC 김상중 씨가 함께 출연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답하고 방송 뒷이야기를 전했다. 두 번의 라이브를 계기로 구독자가 급증해 〈그알〉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정식 오픈 3개월여 만에 23만명을 돌파했다. 역시 PD들이 출연해 취재 뒷이야기 등을 전해주는 ‘그알 비하인드’, ‘그알 외전’ 등의 코너도 많게는 40~5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유튜브 관리를 전담하는 도준우 PD는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도 높은 구독자들이 많다는 게 특징”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유튜브 채널이 실제 방송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MBC 〈PD수첩〉도 PD들이 출연하는 ‘코멘터리’ 영상 등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실시간 방송 시점을 저울질 중이다. 당장 예산이나 인력이 없기도 하지만, 〈PD수첩〉이 다루는 아이템 특성상 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민감한 사안이 많아서 유튜브 아이템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내부 이견도 있기 때문이다. 박건식 CP는 “라이브를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당위성에 매이기보다 PD들이 생방송을 위해 충분히 준비되고 여건이 된 다음에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조금씩 급하지 않게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이뤄지던 실시간 소통이 오프라인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단순히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가치를 공유하고, 연대를 모색하는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본격 소통방송’을 지향하는 KBS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은 지난 20일 구독자 6만명 돌파를 기념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지난 1월 구독자 1만명 기념 첫 라이브 방송을 한 지 7개월 만이다. 다음 달 4일에는 구독자들을 초청해 1주년 기념 공개방송을 진행한다. 온라인에서 댓글로 소통하는 것을 넘어 기자들과 구독자들이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개방송에선 〈댓읽기〉의 지난 1년과 미래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며, 언론사 입사 지망생들을 위한 질의응답 시간도 별도로 마련된다.



한국일보는 창간기획인 ‘스타트업! 젊은 정치’를 연재하면서 직접 젊은 정치인들이 연대하고 발언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 지상이라는 2차원에 머물러 있던 기획을 3차원의 오프라인 장에서 살려낸 것이다. 한국일보는 지난 17일 ‘같이 봐요 얘기해요 그리고 바꿔봐요’란 주제로 독자와의 만남을 개최했다. 단순한 독자 초청 행사가 아니라, ‘스타트업! 젊은 정치’란 기획 아래 각 정당의 청년 정치인, 시민단체의 젊은 활동가 등 20여명을 한데 모은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이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함께 시청하고, ‘7분 발언대’ 시간을 마련해 청년 정치인들에게 마이크를 줬다. 이들의 발언은 26일자 한국일보에 실렸다. 이혜미 기자는 “기획기사가 연재 중일 때만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면에서의 논의를 오프라인으로 옮겨서 경험을 좀 더 확장할 수 없을까 생각했다. 기획이 지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생명력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을 위한 별도의 예산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기획부터 홍보, 기념품 제작까지 모두 기자들이 맡아서 해야 했지만,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설명한다. 이 기자는 “다음에도 비슷한 기획을 하게 된다면 좀 더 독자와 같이 호흡하고 싶다”면서 “사실 요즘은 신문에 대한 인지도나 로열티 같은 게 없다 보니 기획을 해도 기억에 안 남는 게 사실이다. 한국일보가 이런 의제를 던지고 오래 끌고 나갔지, 하고 기억해주는 장치로서도 이런 행사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