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으로 언론 개혁 의제를 만들고 추진하기 위해 언론·시민사회가 뜻을 모아 만든 미디어개혁시민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가 23일 공식 출범했다. 언론 현업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 23개 단체가 참여한 네트워크는 이날 오전 11시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디어 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하며, 미디어 개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사회적 논의 기구인 ‘(가칭) 미디어개혁국민위원회’의 조속한 설치를 촉구했다.
네트워크는 문재인 정부의 총괄적인 미디어 개혁 방향과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의식 아래 8개월 간의 사전 논의와 준비 기간을 거쳐 꾸려졌다. 실제로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팩트체크 미디어 뉴스톱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언론 공약 이행률은 ‘제로’였다. 이런 가운데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돌연 사의를 표명하며 방송통신 정책이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원화된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네트워크는 이 같은 언론 관련 주요 정책의 부재를 시민이 대신하겠다는 각오로 출범했다. 공동대표를 맡은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과연 미디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었는지 의심될 정도로 미디어 정책이 부재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이 나서서 시민의 목소리로 언론과 미디어 개혁의 방향을 제안하는 네트워크가 출범한 것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미디어개혁국민위원회가 설치될 때까지 참여한 모든 단체가 힘을 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는 특히 ‘시민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주권 실현’을 주요 활동 목표이자 가치로 제시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서도 “사업자 차원의 이해조정과 정치권에 종속된 논의를 넘어 오늘날 요구되는 미디어공공성의 실현 가치에 바탕을 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미디어의 공적 기능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을 미디어 소비자, 수용자라는 수동적인 틀에 가두지 않고 ‘주체’로 호명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공동대표를 맡은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는 “시민은 미디어 정책의 타자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촛불혁명을 이뤘던 많은 시민이 원하는 언론 환경, 미디어 시스템을 마련하는 또 하나의 출발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트워크는 향후 미디어개혁국민위원회에서 다루게 될 의제를 개발하고 공론화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과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서도 “언론·미디어분야 공약 이행률 0%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내던지고 미디어정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