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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작년 7억 흑자, 성과급 줄인 '불황형 흑자'

[지상파 '위기의 일상화' ③SBS]
지상파 유일하게 제작비 줄여... 경쟁력 강화 방안도 안 나와
기자들 "태영 이익 위한다는 세간 음모론에 이젠 화가 날 지경"

강아영 기자  2019.07.03 15: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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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BS는 영업이익률 0.08%를 기록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러시아월드컵 등 빅 이벤트로 사업수익이 증가해 87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억8994만원에 그쳤다. KBS와 MBC가 지난해 각각 585억원, 12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에 SBS 영업실적은 상대적으로 나아보이지만 내부의 위기감은 크다. “성과급을 줄여 만든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는 평과 함께 지속적으로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SBS에서 영업이익 적자가 난 해는 2010년, 2014년, 2016년 3개년이다. 최근 10년 동안 주기적으로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이 기간 SBS의 흑자 폭은 계속 줄어들어 2000년대 초반 한때 1000억원을 넘어섰던 영업이익은 최근 5년간 최고 실적이 400억원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 역시 하락하는 추세다. 매해 특수성을 감안해 3년 치를 묶어 평균 영업이익률을 계산해보면 2010년~2012년 5.42%였던 영업이익률은 2013년~2015년 2.54%로 떨어지고 2016년~2018년엔 0.29%로 추락한다. 적자 폭은 커지고 흑자 폭은 줄어드는 모양새로, 내부에선 SBS가 장기적자 싸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SBS가 지상파 플랫폼의 구조적 위기뿐만 아니라 대주주 리스크까지 안고 있다는 점이다. 민영방송사로서 다른 지상파 방송사보다 재빠르게 경쟁력을 강화할 수도 있었던 SBS는 지주회사 체제 아래 수익이 부당하게 타 계열사로 유출되고 사업기회를 약탈당하면서 무방비한 상태로 미디어 격변기를 맞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사측 자료를 근거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계열사 간 콘텐츠 거래로 유출된 SBS의 수익은 3788억원으로 추정되며, 이 외에도 경영자문료, 내부거래 명목 등으로 SBS의 수익 일부가 대주주에게 고스란히 넘어갔다.  



물론 해결 시도는 있었다. 노조의 끊임없는 투쟁에 지난 2월20일 노-사-대주주는 10년 넘게 계속된 SBS 수익 유출 문제에 종지부를 찍자며 SBS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3월25일 태영건설 대주주인 윤석민 부회장이 회장 직을 승계하면서 협약 파기 움직임을 보였고 이후 SBS 내부에선 다시 대주주와 구성원들 간의 지난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에 마땅한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방안도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SBS는 2049 TOP 20에 ‘미운우리새끼’ ‘리턴’ ‘집사부일체’ ‘정글의 법칙’ 등 4개 프로그램만 이름을 올렸다. 반면 경쟁채널인 tvN은 ‘윤식당’을 필두로 무려 10개의 프로그램을 TOP 20에 포진시켰다. 올해 1분기 성적표는 그나마 낫지만 내부에선 구성원 쥐어짜기로는 한계가 노정될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제작비만 살펴봐도 경영진이 프로그램 경쟁력 강화에 큰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공표한 ‘201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을 보면 SBS는 지상파 방송사 중 유일하게 2017년 대비 2018년 프로그램 제작비가 감소했다. KBS와 MBC가 800억원 가량 제작비를 늘리는 동안 SBS의 제작비는 50억원 감소해 5183억원에 그쳤다. 매출 대비 제작비 투자 비율에서도 SBS는 지난해 61.2%로 지상파 방송사 중 꼴찌를 기록했다.


실제 콘텐츠 띠도 점점 얇아지고 있다. 평일 오후 6시대에 SBS에선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영재발굴단’ 같은 프로그램이 재방송되고 토요일 저녁시간에도 ‘미운우리새끼’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재방송으로 나오고 있다. 3분기부터는 월화드라마 대신 밤 10시에 예능 프로그램 ‘리틀포레스트’를 편성한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SBS 한 기자는 “드라마나 예능본부는 내용이 좋고 안 좋고를 떠나 회당 일정 액수가 넘어가면 제작을 포기한다는 얘길 들었다. 이번 월화 드라마 폐지도 일단 쳐낼 수 있는 것부터 쳐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 리스크는 방송사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뢰도를 가늠하는 메인뉴스 시청률의 경우 SBS는 최근 5년간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KBS 경영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8.1%였던 SBS 시청률은 2016년 7.4%, 2018년엔 6.6%로 떨어졌다.


다른 SBS 기자는 “우리에겐 대주주인 태영건설이 노태우 정권에서 특혜를 받아 회사를 운영하고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권과 교감해온 원죄가 있다”며 “2017년 소유와 경영을 분리시키고 임명동의를 쟁취하면서 분기점을 마련했지만 아직도 어떤 사람들은 우리 기사를 보고 태영의 이익을 위해 썼다고 음모론을 말한다. 정말 화가 나는데 아니라고 말하기엔 지금 상황이 또 이렇게 되니 참 설명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무엇보다 생존을 위한 중장기 전략이 부재한 것이 SBS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박정훈 사장이 올해 경영목표를 △드라마 스튜디오 출범 △수익구조 혁신 △디지털 리더십 확보로 잡았지만 구체적 방법론이 부재해서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시청자 신뢰도와 영향력, 생존 전략 모두 장기간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지만 경영진은 단기 실적에 급급해 있고 대주주는 드라마·예능 등 핵심 기능을 외부로 빼놓고 정작 SBS는 버리려고 한다”며 “신뢰를 전제로 대화해야 할 노사 간의 협력기반도 무너진 상황이다. 조직이 전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