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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청와대 외압 논란' 안팎 격론

청와대, 누구에게 어떻게 요구했는지는 안 밝혀
KBS 자체 조사한 결과 보니 윤 수석 전화받은 사람 없어
보도본부장 "어떤 외압도 없었고 내 판단으로 이뤄진 의사 결정"

김고은 기자  2019.07.03 14: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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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태양광사업 복마전’편 방송에 대해 청와대가 항의하고, 이후 예정돼 있던 재방송이 취소되면서 그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를 두고 안팎에서 격론이 이어지고 있다. KBS는 외압 논란을 일축했고 청와대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문제제기’라고 밝혔지만, 대응 방식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KBS 〈시사기획 창〉은 지난달 18일 방송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의 난맥상을 보도하며 ‘저수지 수면을 덮는 태양광 패널의 제한 면적이 청와대 TF 회의 이후 없어졌다’는 취지의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인터뷰를 방송했다. 또 최 전 사장의 ‘국민정치연구소 민주연대’ 사무실을 가리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쓰던 사무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달 21일 브리핑에서 “허위사실에 근거해 청와대가 태양광 사업 복마전의 배후인 것처럼 묘사했다”며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을 요구했다. 윤 수석은 “방송 다음날(19일) 시정 조치를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브리핑이 나온 다음 날(22일), KBS는 예정됐던 〈시사기획 창〉 재방송을 취소하고 다른 다큐멘터리를 대체 편성했다.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제작진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고, 보도정보게시판에 글을 올려 “청와대가 허위 보도라고 하면 재방송도 결방시키는 것이 KBS가 추구하는 언론관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청와대 브리핑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문 발표를 보도본부 수뇌부가 막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KBS노동조합이 ‘보도 외압’이라며 연이틀 성명을 내고 조선일보 등도 비판에 가세하자 청와대가 지난달 26일 추가 입장을 내놨다. 윤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보도가 허위이기 때문에 사과방송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KBS가 가해자이고 청와대는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윤 수석은 또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정정 보도를 요구했다”면서 외압 의혹도 일축했다. 하지만 누구에게 어떤 ‘절차’로 요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KBS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취재기자부터 보도책임자, 사장에 이르기까지 윤 수석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의문은 더 커지고 있다.


결국 ‘보도 외압’ 논란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보도위원회가 지난달 25일과 28일 두 차례 열렸으나, 실무자와 책임자 간에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제작진은 청와대 항의에 대한 사측의 대응을 문제 삼았고, 보도본부장은 어떤 외압도 없었으며 모든 의사 결정은 자신의 판단 아래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에도 간사들 간에 별도 협의가 있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합의가 안 돼 3차 보도위원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압’을 주장하는 KBS노조는 2일 추가로 성명을 내고 방송 편성규약상 상위 기구인 공정방송위원회 개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방위 개최 권한을 가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신중한 입장이다.


KBS본부는 지난달 26일 낸 성명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내·외부의 부당한 압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도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KBS본부 관계자는 2일 “프로그램 자체와 방송 이후의 문제, 큰 틀에서 저널리즘의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얽혀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복잡한 측면이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도위원회에서 책임을 가지고 논의를 이어가는 건 긍정적이라 생각한다”며 보도위원회 논의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