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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이면 서울신문 기재부 지분까지 넘어갈 지도"

[호반, 중흥 등 지역건설사 중앙 언론 진출에 편집권·공공성 훼손 우려]
서울신문 내부 "청·기재부 묵인없이 포스코가 호반에 넘겼을까?"
중흥 대주주로 맞은 헤럴드, 기대·불신 교차… "분란·분열 없길"

최승영, 박지은 기자  2019.07.03 01: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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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3대 주주가 되면서 서울신문사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중흥건설이 헤럴드를 인수하며 지역건설사의 중앙 언론 진출이 본격화된 가운데 편집권과 공공성 훼손, 사적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화 등 우려가 나온다.


서울신문사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에 공문을 보내 서울신문 3대 주주가 포스코에서 호반건설로 바뀐 배경과 청와대 관여 여부를 물었다. 사주조합은 “주주 변경 관련 업무에 함께 했는지 궁금하다”면서 “관여하지 않았다면 이와 관련된 정보를 언제, 어떤 경로로 취득했는지 알고 싶다”고 질의했다. 이어 “현재 기획재정부가 보유한 30% 지분에 대한 청와대의 구체적인 입장이 어떤 것인지”도 물었다. 공문은 서울신문 구성원이 느끼는 위기감의 발로다. “사적 이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민간기업 건설사가 주요 주주로 참여함으로써 언론기업으로서 갖는 공공성, 자율성, 민주성 등에 대한 심각한 훼손”을 우려한다. 정권 교체 때마다 낙하산 사장 등 분란의 원인이 된 공적 지배구조는 최소한의 공영성을 담보하는 마지노선이기도 했다. 노조 등은 “건설사가 채 20%가 안 되는 언론사 지분을 갖고자 자금을 투자할 이유는 없다”며 “나머지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쥐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내부에선 이번 인수 자체가 청와대나 1대 주주인 기획재정부의 묵인 없인 불가능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사전승인 없이 포스코가 지분을 매각했을 가능성은 적고, 이런 식이라면 기재부 지분도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서울신문 구성원은 호반건설이 기존 3대 주주 포스코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는 통보를 급작스레 받았다. 기존 지분은 기획재정부(30.49%), 우리사주조합(29.01%), 포스코(19.4%), KBS(8.08%) 등이었는데 서울신문 노사도 모르게 비밀리에 지배구조에 변동이 생겼다. 3일 저녁 경영진과 전 사원이 모이는 만민공동회식 간담회 이후부턴 노조·사주조합을 중심으로 전사적인 실력행사가 시작될 수도 있다.



호반건설은 서울신문 지분 매입 이유로 사업다각화를 꼽고 있다. 최근 농산물 유통사업체 경영권도 확보했는데 언론사 주주 참여 역시 건설경기 둔화에 대응한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란 입장이다. 그간 광주방송(KBC) 대주주로서 지역에 보인 영향력을 수도권 전반에 확대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이때 인허가 문제 해결 등 각종 민원 창구로서 언론사 활용은 덤이다.


서울신문 한 기자는 “당장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하지만 서울신문이 절반 정도를 보유(52%)한 자산 프레스센터 사옥 재건축만으로도 이득을 볼 거 같다. 4500억원대 평가를 받는데 이미 30년이 넘은 건물이고 50주년 쯤 해서 리모델링을 하면 가치가 몇 배로 뛸 것”이라며 “주주로서 시공사 선정에 권리를 주장할 테고 언론기관이 하겠다면 인허가도 수월치 않겠나”라고 했다.


앞서 중흥그룹이 헤럴드 최대주주에 오르며 지역 기반 중견건설사의 중앙 언론 진출은 상당히 가시화된 상태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지난 1일 헤럴드 회장 취임사에서 “명품 신문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독자적인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헤럴드와 새로운 미디어 환경 선도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 밝혔다. 일부 인사가 났고, 이달 중순부터는 중흥 경영진이 인수 작업을 이행할 것으로 알려진다.


새 대주주를 맞은 헤럴드 내부에서도 기대와 불신은 교차한다. 정 회장의 첫째 아들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이 횡령혐의 등으로 구속된 것을 계기로 언론사 소유 필요성을 느꼈고, 법조 기자단 가입사가 우선 고려 대상이었다는 말까지 돈다. 현재로선 기존 사측과 매수 계약서에 담긴 편집권 독립, 자율경영 보장, 고용승계 보장, 미래사업 투자 등에 대한 약속이행이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헤럴드지부와 헤럴드기자노조, 헤럴드경제 기자협회, 코리아헤럴드 기자협회 등은 지난 5월27일 공동성명에서 “4가지 약속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며 “건설 자본이 언론사를 인수한 배경과 미래 발전 방안에 대한 직접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 요구한 바 있다. 헤럴드 한 기자는 “호반이 KBC를 인수, 지역 맹주 역할을 하자 경쟁사인 중흥이 언론사 인수 필요성을 크게 느꼈고 자산 10조가 넘으면 언론사를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수를 서둘러야 했던 것으로 안다. 마침 지분을 매각하려는 홍정욱 전 회장과 타이밍이 맞았던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기자는 “내부 분란이나 분열 없이 새 도약의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