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서울신문·한겨레 '젠더이슈 전담 조직' 신설

김고은 기자  2019.06.26 14:37:19

기사프린트

언론사에 ‘젠더’를 내건 부서나 조직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미투’ 운동을 거치며 젠더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진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1일 젠더연구소 소장에 김균미 대기자를 임명하며 공식 출범을 알렸다. 김균미 소장은 서울신문 최초의 여성 편집국장 출신이자 현직 여기자협회장이다. 젠더연구소 설립에는 고광헌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사장이 젠더 이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며 전담 조직 신설을 먼저 제안했고, 그에 따라 올 초 추진위원회가 꾸려져 5개월간 준비 기간을 거쳤다.


사장 직속 기구인 젠더연구소에는 소장 외에 9년차 기자가 상근 연구위원으로 있다. 그밖에 편집국에서 남녀 기자 각각 2명씩이 상시로 회의에 참여한다. 연구소는 외부 전문가들과 연계해 포럼이나 온-오프라인 세미나,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이슈 개발을 구상 중이다. 편집국과 연계해 기획취재를 하거나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 등도 고려하고 있다. 김균미 소장은 “젠더 이슈가 너무 갈등 위주인 경향이 있는데 다양한 담론을 편향되지 않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다루면서 정책적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겨레도 젠더 문제에 적극적이다. 앞서 지난해 가을 젠더 이슈 담당 기자를 지정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젠더데스크를 처음으로 신설하고, 디지털미디어국 산하에는 젠더팀을 만들었다. 젠더팀은 젠더 이슈를 다루는 버티컬 매체를 준비 중이며, 다음 달 창간을 앞두고 있다. 젠더팀과 젠더 담당 기자가 젠더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역할이라면, 젠더데스크는 한겨레가 만들어낸 콘텐츠에 대해 젠더적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방향과 원칙을 세우는 일을 한다.


참여소통데스크를 겸하고 있는 임지선 젠더데스크는 한겨레 기사나 콘텐츠에 대해 안팎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바로 해당 부서와 조율하거나 편집국장과 직접 소통해 문제 해결에 나선다. 임지선 데스크는 “젠더데스크라는 직책이 있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고민의 여지 없이 바로 저에게 전달이 되고, 저는 상근자니까 곧바로 움직일 수 있다”면서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재발방지책도 만들고, 기존의 성희롱교육 대신 젠더감수성을 높이는 캠페인을 준비하는 등 영역 없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나 제목의 성별 표현 등과 관련해 일종의 가이드를 만든 것도 활동 성과 중 하나다. 한겨레가 지난 10일 이희호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여사’라는 호칭 대신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란 직함을 사용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젠더데스크가 만들어진 지 한 달밖에 안 됐지만 이미 크고 작은 변화가 진행 중이며, 기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임지선 데스크는 “(젠더데스크를) 국장 직속으로 설치했기 때문에 작은 꼬투리만 있어도 국장 방으로 찾아가서 얘기할 수 있는 힘이 조직 안에 생긴 것”이라며 “현업을 하면서 함께 고민한다는 건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다. 의지를 갖고 자원을 이쪽으로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