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권과 경영진 아래에서 벌어진 불공정방송, 보도 개입 등의 사례를 밝히겠다며 출범한 KBS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가 활동을 마치며 전직 보도본부 간부 등 19명에 대해 징계를 권고했다. 진미위는 24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 22건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조사 결과 보고서를 심의 의결한 뒤 KBS 사장에게 제도 개선 등의 조치를 권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승동 사장의 공약으로 지난해 6월 출범한 진미위는 지난 4월 말까지 10개월간 △이전 보수정권 시절 외부 권력의 방송 개입 의혹 △강압적 취재지시 및 부당징계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 참사 등 KBS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한 사례 22건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진미위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와 함께 △편성규약 실효성 확보와 교육 의무화 △외부 권력의 방송 개입 차단 △방송의 사유화 방지 △부당징계 피해자 구제와 명예회복 등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진미위는 이달로 활동을 마무리하고 해산되며, 다음 달 전체 활동내용을 보고서 형태로 담은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진미위 위원장을 맡아온 정필모 KBS 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미위 활동과 백서 발간은 KBS가 특정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며, 이제부터라도 주어진 공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민들의 성원에 온전히 보답하겠다는 약속의 일환”이라고 설명한 뒤 “진미위 활동 결과를 단순히 기록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뼈아픈 교훈으로 삼고 방송농단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와 조직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실무 부서인 진실과미래추진단을 이끌어온 복진선 단장은 “KBS가 최초로 공식적인 기구를 만들어서 권력의 부당한 방송 개입 이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밝히는 시도를 했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소회를 전했다. 하지만 강제 조사권이나 인사권 등 법적 권한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남았다. 조사 과정에서 조사 대상자들이 진미위의 활동 목적을 보복과 징계라고 주장하며 출석 거부, 고소·고발 등의 반발을 보이기도 했다.
진미위가 징계 및 인사조치를 권고한 19명에 대해서도 인사위원회가 일단 열리긴 했지만, 실제 징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복 단장은 “KBS의 인사규정은 징계시효를 2년으로 제한(금전 관련 사항은 5년)하고 있어 편성규약과 사규 등을 위반해 징계에 해당하는 사례들이 다수 확인하고도 시효가 지나 징계를 권고하지 못했다”면서 “일반 징계시효를 3년으로 연장하고 특히 편성규약 위반과 저널리즘 공정성 침해 행위는 강력한 징계를 통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필모 부사장은 “책임을 규명하고 기록을 남기고 응당한 조치를 취하고 제도적 보완 장치를 하는 것은 다시 KBS가 국민에 봉사하고 신뢰를 줄 수 있는 방송으로 태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절차”라고 강조하며 “아프더라도 문제를 인식하고 성찰함으로써 다시 태어나자는데 이번 조사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