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영 기자 2019.05.29 15:49:17

MBC가 지난 2018년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을 지난 27일 임시로 복직시켰다. 법원 가처분 결정에 따라 본안 판결 전까지 근로자 지위를 인정키로 한 것이다. 단, MBC는 현재 부당해고를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와 행정소송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MBC는 지난 24일 사내 게시판에 “가처분 결정에 따라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의 근로자 지위를 본안 판결 전까지 임시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가처분 신청을 했던 계약직 아나운서 8명은 27일 오전 상암 MBC로 출근하라는 통지를 받았고 이날 7명이 출근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방법원은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회사를 낸 근로자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에 지난 13일 인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은 결정문에 “해고무효확인 사건의 판결 선고 시까지 채무자(아나운서)에 대하여 각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며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적시했다.
2016~2017년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로 채용된 11명은 지난해 MBC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회사는 지난 경영진 당시 부당전보·퇴사에 따른 인력부족을 한시적으로 보강하기 위한 아나운서 채용이었고 계약해지는 규정에 따른 퇴사라고 주장해왔다. 이들의 구제신청에 서울지방·중앙노동위원회가 ‘계약해지는 부당해고’라고 판정하고, 지난 3월 법원에 근로자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해고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한 게 현재다.
MBC는 노동위 판단을 수긍할 수 없고 행정소송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회사는 공지문에서 “제기한 행정법원의 판단이 내려지면, 단체협약의 취지 등을 고려하여 이들에 대한 입장을 최종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위의 결정은 ‘기간제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라’는 것으로, 이미 정규직 입사의 기회가 부여되었다는 점에서 불합리할 뿐만 아니라, 근로계약 갱신기대권과 관련한 법리와 대법원 판결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그간 노동위는 아나운서들의 계약 갱신기대권을 인정하며 계약해지가 부당해고라는 일관된 판단을 내려왔다. 법원 역시 ‘계약직이어도 계약이 갱신될 것이란 정당한 기대를 회사로부터 부여받는 경우가 있고, 이를 법적으로 보장받으며, 단순히 계약만료로 노무수령을 거부하면 부당해고’라고 했다. 채용당시 ‘고용형태 변경가능 문구’, ‘정규직과 유사한 교육·인사관리·급여·업무형태’ 등 조건으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것이었다. 계약직 아나운서 법률대리인 류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휴먼)는 27일 통화에서 “구 경영진이 채용했지만 법인이 사장 하나 바뀌었다고 (노동자에게 보장된) 권리를 중단시킬 순 없다. MBC 밖에서 고초를 겪은 최승호 사장이 이러는 게 실망스럽다”면서 “당시 쫓겨난 정규직이 징계를 걱정했다면 이들은 생존의 공포와 언론자유라는 공익적 가치 사이에서 사회초년생으로 번민할 수밖에 없었다”며 소 취하를 촉구했다.
이들이 아나운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27일 출근한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별도 공간에 업무 없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는 ‘임시로 아나운서국 소속으로 근무하게 되지만 업무 공간과 부여 업무는 회사가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MBC 사측 관계자는 “근로자 지위를 본안 판결 전까지 유지하는 건 확실하다”면서도 “부당전보 인력의 복귀로 부족이 해소된 만큼 업무부여를 할 수 있는 상황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